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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외투자 1호 기업 '코데코' 존폐 기로
입력2004-05-12 10:36:00
수정
2004.05.12 10:36:00
경영난 임금체불..직원들 농성
한국 해외투자 1호 기업으로 기록된 인도네시아남방개발(회장 최계월.현지 법인명 코데코)이 사상 최악의 경영난으로 임금을 장기체불해 직원들이 농성을 벌이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2일 인도네시아 교포신문 한타임즈에 따르면 코데코 그룹 원목사업부가 69만㏊의 임지를 확보해 원목 및 합판을 생산해온 파푸아(옛 이리안자야)에서 현지인 직원1천500여명의 임금을 15개월 가량 지불하지 못했다.
한국인 직원 51명은 무려 36개월치의 급료를 받지 못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소재 그룹 본사와 파푸아 원목사업부 현장에서 농성을 벌이는 한편 청와대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는 탄원서를 내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원목사업장에서 농성중인 한국인 직원 4명은 식수와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정글 속에서 현지인 직원들로부터 신변안전을 위협받고 독충과 풍토병의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한타임즈가 전했다.
코데코는 과거 마두라 가스전 사업을 위해 프랑스 파리바은행에서 빌린 1천620억원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여신보증업체인 한국석유공사의 경영통제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계열사의 체불임금 문제를 독자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에 체류중인 최계월 코데코 회장은 자신이 보유중인 석유.가스전 개발업체코데코에너지의 지분을 처분하던지 아니면 법에 호소해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라는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1963년 코데코를 설립해 해외투자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정부 차관 450만달러를 빌려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옛 보르네오)으로 들어가 원시림 개발을 시작해 막대한 수입을 올려 한때 `칼리만탄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탄탄대로를달렸다.
코데코는 이후 합판과 고무, 야자 플랜테이션, 시멘트, 화력발전소 사업에 투자한 데 이어 석유.가스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 1994년에는 서마두라 가스전 준공식과함께 본격 가동에 들어가 하루 4천만입방피트의 천연가스(LNG)를 생산했다.
서마두라 가스전은 한국기업이 해외가스전 개발에서 성공한 첫 사례로 기록됐고10년 동안 예상 생산량 1천572억 입방피트 전량을 현지 화력발전소에 공급해 약 5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코데코는 1997년 아시아 전역을 강타한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경제난과LNG 생산량 급감, 판매대금 입금 지연, 국제환경단체의 원목벌채 제동 등으로 인해2000년부터 경영상태가 크게 나빠졌고 그 이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초고속 성장과 한국 해외투자기업 1호라는 상징성, 한국과 인도네시아간 국교수교에 기여 등으로 인해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코데코가 인도네시아 진출이후 41년만에 심각한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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