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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드 전문경영인체제 종막
입력1998-09-13 18:25:00
수정
2002.10.22 07:37:09
09/13(일) 18:25
【뉴욕= 김인영 특파원】 미국의 포드 자동차가 한국의 기아자동차 입찰을 포기한 뒷 배경에는 경영진의 대폭적인 변화가 있었다. 창업자의 후손이 19년만에 포드사의 경영권을 장악, 알렉스 트로트먼 회장(65)의 경영노선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포드사는 윌리엄 클레이 포드 2세(41)가 오는 12월말부터 회장에 오르고, 자크 내서씨(50)가 사장겸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된다고 밝혔다. 윌리엄 2세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전설적 인물이자 1906년 포드 자동차를 창업한 헨리 포드의 증손자다. 이에 따라 전문 경영인인 트로트먼 회장은 예정보다 1년 앞당겨 연말에 물러나게 됐다.
윌리엄 2세는 회장직만 맡고 한국의 대표이사 격인 CEO는 사장에게 맡기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뉴욕 월가의 분석가들은 5년후에 윌리엄 2세가 CEO까지 맡아 경영을 완전히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드 가문은 포드사에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그룹이다. 헨리 포드에 이어 그의 장손인 헨리 포드 2세가 회사를 경영했으나, 지난 80년 고령을 이유로 전문 경영인들에게 회사 운영을 맡겼다. 헨리 2세의 막내 동생인 윌리엄 클레이 포드씨가 지병을 앓고 있었는데다 아들과 조카들이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대신에 윌리엄씨는 이사회 재정위원장을 맡아 가문을 대표해 실력행사를 했다. 크라이슬러사를 부도에서 회생시킨 리 아이아코카씨도 포드사 사장시절에 포드 가문에 밉보여 물러났다는 게 정설이다.
창업자 증손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포드 가문이 다시 경영권을 되찾을 것이라는 소문도 확대됐다. 증손자 중에서 대권후계자로 유력시된 인물은 헨리 2세의 아들인 에드셀 브라이언트 2세(50)와 윌리엄의 아들인 윌리엄 2세였다.
두 사람의 경쟁은 치열했다. 2년전 에드셀 2세가 트로트먼 회장을 지지, 「포드 2000」 행사에 열변을 토하고 있을 때 경쟁자인 윌리엄 2세는 일부러 참석하지 않았다. 트로트먼 회장의 경영이 위기에 빠지면 이를 빌미삼아 물러날 것을 종용하기 위한 고도의 작전이었다는 것이 주변의 해석이었다.
그러나 사촌 동생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점이 있었다. 윌리엄 2세는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서 학부를 졸업한 뒤 MIT에서 경영학 석사를 한 수재인데 비해 에드셀 2세는 밥슨 대학이라는 이름없는 대학에서 학부를 마쳤다. 또 에드셀 2세의 아버지인 헨리 2세는 지난 87년에 작고, 뒤를 밀어줄 힘이 없는데 비해 윌리엄 2세의 부친은 재정위원장으로 회사에 막강하게 버티고 있었다.
결국 96년 윌리엄 2세는 아버지를 이어 재정위원장을 맡았고, 차기 대권에 한발 앞서게 됐다.
포드 가문은 올초 독일 다임러 벤츠와의 합병에 반대했다. 가문의 지분이 줄어든다는 판단에서다. 새로 회장이 된 윌리엄 2세는 오랫동안 재정 부문을 맡아왔고, 신임 사장도 재무통이기 때문에 부채 덩어리인 기아 인수에 소극적이었고, 따라서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첫 조치로 기아 입찰에의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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