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겪은 가운데 시가배당률이 3% 이상인 고배당 기업들이 안정적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고배당을 실시해 온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들 고배당 종목 중에서도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기업이나 배당을 늘려나가는 회사 등을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 나갈 것을 주문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신풍제지(002870), 정상제이엘에스(040420) 등 20여 개 사가 전통적인 고배당주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신풍제지는 지난 2014년 결산 시가배당률이 6.4%에 달한다. 정상제이엘에스, 진양폴리(010640), 네오티스(085910), 진양산업(003780), 네오티스의 시가배당률도 6% 이상이며 5% 이상인 기업으로는 일정실업, 오리콤(010470) 등 16곳이 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대형주 중 최근 3년 동안 절대적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은 맥쿼리인프라(8.5%), 한국쉘석유(5.5%), 하이트진로(4.5%), SK텔레콤(017670)(4.5%) 등 20여 곳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전통적으로 고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실적 안정성이 큰 종목으로 꼽힌다. 김영인 KT(030200)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K텔레콤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3.9%로 LG유플러스(032640)(2.4%), KT(1.6%) 대비 압도적으로 높으며 코스피의 대표적 고배당주와 비교할 때에도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이달부터 4,000억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이 예정돼 있어 주주환원 정책에 있어서도 가장 관심을 쏟을만 하다"고 설명했다.
또 배당주 중에서도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된 종목은 주가상승 가능성까지 높아 그 매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S-Oil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들의 평균 예상치)는 3개월 전 1조40억원에서 최근 1조2,774억원으로 27.23%나 상승했다. KT&G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7.67% 상향 조정됐다. KT(7.11%), 녹십자(3.58%) 등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3~7% 가량 높아졌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중에서도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며 "3·4분기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종목의 경우 주가 반등 가능성도 높아 이에 따른 투자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3년 동안 배당수익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인 기업 중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기업은 삼성전자·기아차·넥센타이어·스카이라이프·한국전력 등 19곳이다. 특히 배당수익률이 낮았던 삼성전자와 기아차는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2014년 12월 결산 현금배당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1.0%, 2013년 1.1%, 2014년 1.3%로 각각 배당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기아차 역시 배당수익률을 2012년 1.3%, 2013년 1.7%, 2014년 2.3%로 각각 상향한 바 있다.
은행주는 배당성향 확대 및 주가하락으로 배당 매력이 크게 부각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의견이다. 대신증권은 은행주들의 올해 기대배당수익률이 3.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달 24일 종가 기준 은행별 예상 총 배당수익률은 우리은행 4.0%(배당성향 24.9% 가정), 기업은행 3.9%(배당성향 28.0%), KB금융 3.7%(배당성향 30.9%), DGB금융 3.6%(배당성향 18.6%) 등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들이 10년 만에 3%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은행 자율성·책임성 제고 방안 발표에 따라 자본력이 양호한 일부 은행들이 올해 배당성향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은행주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8배 수준까지 낮아진 것도 배당수익률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기지급된 중간배당을 제외하면 우리은행 기말 배당수익률은 1.1%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기업은행과 KB금융, DGB금융 순으로 배당 매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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