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국세청장을 지낸 이용섭 청와대 혁신수석이 언론이 ‘혈세’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 수석은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혈세(血稅), 적절한 표현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혈세의 사전적 의미는 ‘가혹한 세금’이다. 세금은 국회에서 법률로 만드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 국회가 가혹한 세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된다”며 “우리나라에 혈세란 말을 쓸 만큼 가혹한 세금이 존재할까”라고 반문했다. 이 수석은 “언론에서 사용하는 혈세는 ‘국민이 낸 소중한 세금’의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혈세라는 표현에는 세금에 대한 거부감이 짙게 배어 있어 국민에게 잘못된 납세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미국 국세청의 출입문에는 ‘조세는 우리가 문명사회에 사는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다’는 문구가 조각돼 있다”면서 “납세는 자유민주사회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권리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이어 “세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자진납세 의욕을 감퇴시키는 ‘혈세’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고 ‘소중한 세금’ ‘값진 세금’으로 순화해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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