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운동으로 잘 다져진 사람들은 척추질환을 앓아도 일반인보다 덜 아프고 병의 진행도 느리다. 발달된 근육이 건물의 뼈대 위 콘크리트처럼 척추를 보호ㆍ지지하기 때문이다. 내원하는 환자들 중 검사상 척추에 문제가 없는데도 주변 근육이나 인대 약화로 요통ㆍ좌골신경통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각 외로 많다. 한방에서는 근육과 간의 기능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상호 보강작용을 한다고 본다. 적절한 운동으로 근육을 잘 발달시키면 간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간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를 하면 근육 역시 힘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약해진 근육으로 인해 생기는 만성요통에 간을 보하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만약 척추수술을 했다면 간을 보하는 약으로 근육의 회복을 돕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수술 시 근육 절개가 불가피한데 인체는 스스로 근육이 붙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또 절개로 인해 생긴 내부 출혈(어혈)은 결국 없어지긴 하지만 한동안 통증을 유발하고 회복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절개 부위가 작으면 작은 만큼, 출혈이 적으면 적은 만큼 에너지의 소모가 적어져 환자의 회복은 빨라진다. 이 때 한방에서 어혈을 빨리 없애는 파혈제와 간 기능을 보강하는 한약으로 근육의 회복을 도우면서 운동을 한다면 훨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수술 후 침대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보다 운동을 하는 게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심리적인 긴장으로 인해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환자들에게 운동 전 체질에 맞춰 체력을 증강시켜주는 한약을 쓰는 것도 간 기능을 도와 결국 근육을 회복시켜주는 의미가 있다. 예전에는 수술 후 한약 복용을 금하기도 했는데 이는 한방에서 무슨 약을 쓰는 지 몰라 수술 후 쓰는 소염ㆍ항생제 등과 충돌이 나지 않을까, 간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약이나 한약 모두 장기간 복용하면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체질을 정확히 판단해 처방한다면 문제가 없다. 병이 만성화되지 않으려면 수술 후 하루라도 빨리 근육ㆍ인대 등의 빠른 회복을 돕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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