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를 구할 새 사령탑에 이원준(사진·58) 롯데면세점 대표가 낙점됐다.
롯데그룹은 24일 세무조사와 홈쇼핑 납품비리,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 사고 등 잇단 대형 악재로 위기에 빠진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의 신임 대표로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를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 신임 대표가 지난 2년간 롯데면세점의 고성장을 이끈 점을 앞세워 롯데쇼핑 현안인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침체된 분위기 쇄신은 물론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특히 백화점 기획통인 이 대표는 후배들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윤리·상생 경영의 새 비전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가 롯데홈쇼핑 비리로 중도 낙마한 지 6일만에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한 이 대표는 1981년 롯데그룹 공채로 입사해 롯데백화점 본점장과 상품본부장, 영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롯데면세점 대표를 맡아왔다.
그는 발빠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롯데면세점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어왔으며, 해외 진출, 동반성장 면에서도 두드러지는 성과를 냈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3조2,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매출 3조 시대'를 열었으며 지난해엔 3조5,500억의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롯데백화점의 한 임원은 "공군 장교 출신이어서 리더십과 추진력이 강하고 지연·학연에 연연하지 않는 선배"라며 "기획 파트에 있을 때 백화점 신규 출점 업무를 주관했기 때문에 롯데쇼핑이 국내외에서 추진 중인 신규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면세점 대표 시절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 중소 시내면세점 지원 등 동반성장에 크게 기여한 점도 이번 인사에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에서 터진 납품비리 사건이 지난해 유통업계를 뒤흔들었던 '갑을논란'에 또다시 불을 지핀 상황에서 이를 진화하고 더 강력한 윤리·상생경영을 제시할 인물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리고 백화점 이미지를 '클린 백화점'으로 부각시키는데는 이 대표가 적임"이라며 "이 대표가 빠른 시일 내 새로운 경영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신임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엔 롯데면세점 영업부문장을 맡아오던 이홍균 전무가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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