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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국정원도 이미지광고 나섰다
입력1999-06-08 00:00:00
수정
1999.06.08 00:00:00
한기석 기자
국가정보원은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를 줄까. 안전기획부보다는 국가정보원이 훨씬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일을 꾸민다는 이미지보다는 정보를제공하는 서비스기관의 이미지를 받는다. 하지만 역시 「기관원」이나 「조직원」에서 떠오르는 어둡고 칙칙한 느낌은 여전하다.그런 국정원이 자신을 알리는 광고를 내놓았다. 과거에는 전혀 없던 일이다. 이 광고는 우리에게 두가지를 보여준다. 하나는 국정원이 꼭 필요한 존재라는 점이요 다른 하나는 국정원이 가까운 우리의 이웃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벽보판에 붙어있는 포스터가 한쪽이 벽에서 떨어져 알리려는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데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한 어린이가 이를 지켜본다. 어린이는 벽돌을 쌓고 까치발로 올라서 가방에서 풀을 꺼내 포스터를 다시 붙인다. 제대로 포스터가 붙자 「안보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라는 표어가 나온다.
이 표어를 통해 우리는 국정원이 국가의 안보를 위해 노력하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안보가 바람에 흔들리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모두 제 앞가림하기가 바쁜 탓이다. 하지만 안보는 어떻게 보면 무척 쉬운 일이다. 어린이는 키가 작아 까치발까지 해야 하지만 정작 풀로 붙이니까 안보는 제대로 세워졌다. 키 큰 어른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은 안보(安保)는 안보는 모양이다.
이 광고는 우리의 작은 관심이 스스로를 안전하게 해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보는 그렇게 작은 데서 출발하는 것이며 어려운 일이 아님을 시사한다. 그러면서 이 안보를 위해 국정원이 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우리는 이 광고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마지막에야 비로소 국정원을 알리는 광고인 것을 알게 된다. 무심히 보면 어느 기업의 이미지광고로 착각하기 쉽다. 밝게 웃는 어린이의 모습에서 국정원이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동떨어져 어둡고 깊숙한 곳에서 무엇인가 조작하고 획책하는 그런 이미지가 아닌 것이다.
제작진은 제일 먼저 「간첩을 조심하자」는 수준에서는 벗어나자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정보기관이 주는 거부감을 없애는데 초점을 맞췄다. 다 만들어서 선을 보이니 국정원측에서도 좋아했다. 『새롭다. 우리도 이렇게 표현될 수 있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제작진은 전한다.
광고는 알리고자 하는 것을 알리는 행위다. 국정원이 알리고 싶어한 것은 자기자신이다. 광고에서 보여진 모습처럼 우리를 도와주는 따뜻한 이웃으로 다가올 지 지켜볼 일이다.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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