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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가로막는 대형교복업체

입찰참가 약속 일방적 파기… "값 올리려는 의도" 비난


대형 교복업체들이 중ㆍ고등학교의 교복공동구매 입찰에 참가하겠다고 약속한 뒤 입찰 당일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형식으로 교복 공동구매를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선 학교를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교복 공동구매는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교복가격의 거품을 빼기 위한 조치다. 서울 구로구 고척중학교는 최근 중소교복업체인 이튼클럽를 하복 공동 구매업체로 선정했다. 문제는 이튼클럽 외에 입찰에 참여하기로 한 아이비클럽, 스마트, 엘리트 등 메이저 3개 업체가 입찰 당일 아무런 사전 연락 없이 일방적으로 입찰에 불참하면서 이튼클럽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척중학교 1학년생 학부모들은 이튼클럽 외에 다른 제품과 품질과 비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 고척중학교 교복공동구매 추진위원회의 채선희씨는 “지난달 28일 4개 교복업체에 입찰참가요청을 한 뒤 각 업체로부터 참가의사를 통보 받았고 입찰 전날인 지난 3일에도 전화통화를 통해 입찰참여를 재확인했다”며 “그런데 입찰 당일 사전에 짜기라도 한 듯 3군데 업체가 동시에 불참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형교복업체들이 담합해 공동구매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교복가격을 비싸게 받으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공동구매를 추진해 온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형교복업체 관계자들은 “어떤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과 담합해 동시에 불참했다는 주장은 억측”이라며 “수익성 등 타산이 맞지 않아 입찰에 불참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국교복협회와 학부모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지난 몇 년간 교복공동구매를 문제없이 진행해왔고 그때마다 대형 교복업체들도 입찰에 참가해왔는데 올해에는 대형업체가 동시에 불참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학교는 지난 8년간 매년 1년 계약형식으로 공동구매를 실시해왔으며 아이비클럽, 엘리트 등 대형업체들이 공동구매업체로 선정됐다. 교복값 거품빼기 운동에 앞장서 온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접수된 교복공동구매 방해행위는 50건 안팎. 지난해 강원도 동해시 북평고등학교의 경우도 아이비클럽, 스마트, 엘리트, 스쿨룩스 등 4개 업체들이 동복부터 입찰에 참여하기로 약속했다가 정작 입찰시기가 되자 일방적으로 4곳 모두 불참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학사모의 고진광 공동대표는 “대형 교복업체들이 공동구매를 가로막고 중소업체들을 몰아내기 위해 재고를 싼 값에 덤핑처리하거나 단체행동을 통해 일방적으로 입찰에 불참하는 등의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을 통해서라도 대형업체의 횡포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교복시장은 연간 약 6,000억원 규모로 아이비클럽, 스마트, 엘리트, 스쿨룩스 등 4개 업체들이 85% 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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