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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룡감독­기본주의(스타 경영학)

◎8번우승 대기록/자율·팀웍이 최고비결/기본 충실·한우물파기로 정도걷기/“위기가 기회” 특유응집력으로 돌파지난 94년말 라이온즈팀을 운영하는 삼성그룹은 비서실 감사팀 관계자를 적장인 해태 김응룡감독에게 보내 자문을 구했다. 『삼성 라이온즈를 강한팀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김감독은 말했다. 『감독에게 맡기십시오. 감독위주로 팀을 운영하십시오.』 팀운영에서 감독의 자율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비서실 위주의 경영에 익숙한 삼성으로서는 뼈아픈 지적이었을 것이다. 김감독은 스스로 『자율야구의 원조는 나』라고 말한다. 프로야구 출범전인 지난 81년 미국의 한 대학에서 1년6개월간 체득한 선진야구의 핵심이 바로 자율이다. 『선수들의 능력을 믿고, 연습은 가능한 자율에 맡긴다』는게 해태관계자가 보는 김감독의 스타일이다. 『몸이 아프면 쉬어라』는 말은 김감독의 자율야구를 상징한다. 자율은 최근 국내 기업들의 경영형태와 일맥상통한다. 김응룡감독(56). 지난 82년 개막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8번을 우승한 것만으로 그의 남다름은 분명해 진다. 올해로 9번째 우승에 도전, 3승1패로 8부능선에 올라있다. 김감독만이 누린 영광이며, 앞으로 누구도 누리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국내 굴지의 재벌들이 팀을 운영하고 있고, 어느 종목보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어떻게 한 팀, 한 감독이 이렇게 독주를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에는 최근 우리기업들이 처한 위기돌파 방법이 담겨있다. 대우전자는 「탱크주의」에 대한 기업광고를 하면서 김감독을 모델로 썼다. 대우는 그의 어떤 점 때문에 모델로 쓰게 됐을까. 대우 관계자는 『탱크주의의 이념인 ▲기본에 충실하고(기본에 충실한 야구) ▲튼튼하며(그의 별명은 「코끼리」며, 외모는 탱크를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정상에 선 사람(선수, 감독으로 모두 정상에 선 인물)』을 꼽았다. 대우의 탱크주의와 세계경영은 기본주의가 핵심이다. 기본으로 승부하면 선진국이든 후발국이든, 자동차든 가전제품이든 모두 통한다는 것이다. 김감독의 기본주의는 정도다. 그의 야구는 큰 길을 추구한다. 실력대로, 능력대로 선수를 쓰고, 키운다. 그는 또 한우물을 판다. 그가 해태 감독에 취임한 것은 미국에서 귀국했으나 아무도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던 83년 시즌. 그후 14년간 오직 한우물만 팠다. 김감독은 『한일은행 감독을 할 때 은행장이 9번 바뀌었다』는 말을 자주한다. 체질적으로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것을 싫어한다는 말과 함께. 그의 야구철학은 우선 해태그룹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감독의 「야구경영론」에서는 「위기가 기회」라는게 핵심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신력(응집력)은 「불패신화」의 원동력이다. 지난해 해태는 「꼴찌후보」로 평가됐다. 선동렬이란 걸출한 스타가 일본으로 갔기 때문. 해태야구단 설립 이래 최대위기였다. 그러나 김감독은 이 위기를 특유의 응집력으로 극복,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올해도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지난해 까지 8차례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하는 「불패감독」이지만 패넌트 레이스에서 2위 이하로 최종시리즈에 오른게 4번이나 된다. 이를 모두 우승으로 이끌었다. 역전승이다. 외부여건이 불리할 때면 응집력을 발휘해 이를 승리로 연결시키는 정신은 해태그룹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우리기업들이 스타감독에게 배워야할 가장 중요한 교훈일 것이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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