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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유전자 지닌 2세대 생쥐 탄생
입력2003-06-23 00:00:00
수정
2003.06.23 00:00:00
임웅재 기자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쥐 배아에 주입해 키운 `키메라 쥐(chimeric mouse)`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태어났다. 또 인간 유전자를 가진 키메라 쥐 암수를 교배시킨 결과 2세대에도 인간 유전자가 전이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소장 박세필)는 자체 개발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 MB03에 형광발현 유전자(EGFP)를 주입한 뒤 생쥐 포배기배에 주입, 1ㆍ2세대 카이메릭 쥐를 만드는 데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어떻게 만들었나=연구팀은 형광발현 유전자가 주입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생쥐의 배반포기배(수정 후 4일째)에 주입한 뒤 4마리의 생쥐 대리모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모두 11마리의 생쥐를 생산했다.
연구팀은 이들 생쥐를 대상으로 주입된 EGFP 유전자의 발현 여부를 확인한 결과 11마리 중 5마리의 신장ㆍ간장ㆍ심장ㆍ연골 등에서, 또 1세대 키메라 쥐들간의 교배로 태어난 2세대 키메라 쥐에서도 이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키메라 쥐의 잠재력= 박세필 소장은 “인간유전자를 가진 키메라 쥐는 배아줄기세포가 심장ㆍ간 등 각종 조직ㆍ장기로 분화할 때 어떤 유전자가 관여하는가를 포함한 분화조건 등을 알아내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따라서 배아줄기세포를 특정 조직ㆍ장기로 분화시켜 난치병을 치료하는 데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는 210여개 이상의 조직ㆍ장기로 발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원시세포. 예컨대 심장근육세포로 분화시켜 괴사된 심장 부위에 주사하면 괴사된 부위가 재생돼 심근경색ㆍ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간 배아줄기세포 분화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면역결핍 쥐에 이들 세포를 이식해 일부 분화능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박 소장은 “쥐의 세포에서 인간 배아줄기세포가 생존해 발달한다면 인간 질병의 발병과 제어ㆍ치유방법을 키메라 쥐에서 효과적으로 규명해낼 수 있다”며 “키메라 쥐는 인간의 면역반응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도 효과적인 모델동물”이라고 말했다.
◇윤리논란 예고= 클로네이드사의 복제인간 탄생 주장 이후 불거진 생명공학기술의 윤리성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윤리학자들은 가장 끔찍한 경우로 쥐에 들어있는 사람의 배아줄기세포가 쥐의 생식세포로 분화될 가능성을 들고 있다. 즉 인간의 정자를 만들어내는 쥐와 난자를 생산하는 쥐가 교미할 경우 새로운 개체 탄생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박 소장은 사람과 생쥐의 유전자를 지닌 `반인반수` 탄생을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 “1ㆍ2세대 모두 완벽한 생쥐 모양에 사람의 유전자가 일부 포함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분화능을 확인하기 위해 면역결핍 쥐에 이들 세포를 이식하거나 10주된 인간 태아에서 채취한 신경세포를 쥐의 뇌에 주입하는 등 비슷한 연구가 선진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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