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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3천억규모 부동산 매각/서소문사옥·장지동 부지 등 공매통해
입력1997-01-10 00:00:00
수정
1997.01.10 00:00:00
한상복 기자
◎시중은 자금지원 따른 자구노력 일환/계열사 구조조정 감량경영 등 후속조치 뒤따를듯한보그룹(회장 정보근)은 완공을 앞두고 있는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시설 및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모두 3천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각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한보는 시가 6백억원 규모의 서울 서소문 한보건설 사옥과 2천억원 상당의 송파구 장지동부지, 5백억원 규모의 강남구 개포동 부지 등을 팔기로 하고 공매절차를 통한 원매자 교섭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보그룹의 부동산 매각은 지난 8일 시중은행의 시설자금 긴급지원으로 위기를 모면함에 따라 자구책 마련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며 앞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한 감량경영 방안 등 후속조치도 취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는 당진제철소 냉연공장이 오는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4천억원 가량의 추가자금이 소요되며 이에 필요한 시설자금은 당초 계획대로 금융권에서 조달하고 초기가동에 필요한 자금은 자체적으로 충당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보그룹이 부동산 매각을 결정한 것은 금융권의 지원만으로는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보철강을 회생시킬 수 없다는 다급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4개 은행의 금융지원 결정에 뒤따른 한보그룹의 이번 부동산 매각결정 등 자구노력으로 한보철강의 경영이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한보는 올 상반기 당진제철소 완공을 앞두고 공장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몰아닥친 철강경기 불황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한보는 지난해 11∼12월 사이에 일부 은행에 4천억원의 운영자금 융자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어려움이 가중돼왔다.
한보 관계자는 『금융권의 지원과 그룹차원의 자구노력을 통해 한보철강의 자금난이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이달중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결제를 위한 자금지원을 하기로 결정한데다 당분간 금융지원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 매각자금 3천억원을 한보철강 운영자금으로 투입하면 당진제철소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오는 3월에 냉연공장이 완공되면 자금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오는 하반기부터 철강경기가 회복될 것이며 냉연제품판매에 따른 수익을 감안하면 당진제철소 운영은 낙관적이다』고 설명했다.
모 철강업체 관계자는 『한보가 그룹차원의 자구노력에 들어가는 등 한보철강에 대한 경영의지를 확고히 보인 이상 루머의 종식과 함께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이 뒷받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보가 내놓고 있는 전기로 제품이 포철의 용광로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고 원가경쟁력과 수익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철강경기가 대호황국면으로 접어들지 않는 이상, 경영난 해소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서소문 한보건설빌딩(지하 1층·지상 11∼17층만 한보가 소유)은 매각 가능성이 있지만 정태수총회장 명의의 장지동땅(4만평)이나 개포동땅(1만1천평)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데다 금융기관 담보 등으로 구매자가 나서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철강업계는 그러나 한보가 극단의 상황만은 피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철강이 국가기간산업인데다 금융권에 막대한 빚을 안고 있어 한보철강이 잘못될 경우, 그 불똥이 일파만파로 번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업계는 따라서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한보철강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펼 것이란 분석을 하고 있다.
한보는 지난 58년 설립된 극동철강을 84년 인수,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89년부터 현재까지 5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당진제철소를 건설해왔으며 올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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