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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프로기사 9명 중국 진출
입력2001-04-10 00:00:00
수정
2001.04.10 00:00:00
국내 바둑계 공동화 등 우려고조서봉수9단ㆍ유창혁9단 등 프로기사 9명이 이달부터 중국에 진출, 중국 프로바둑계에서 활약하게 된다.
9명의 프로기사는 지난 20여년간 조훈현ㆍ이창호9단과 더불어 '4인방'으로 불리며 한국바둑을 선도해온 서봉수9단ㆍ유창혁9단을 비롯해 김승준7단ㆍ김영환6단 ㆍ김영삼5단ㆍ목진석5단ㆍ박승철2단 및 중국 출신으로서 그동안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활동해왔던 장주주9단ㆍ루이나이웨이9단 부부 등이다.
조훈현9단도 내년에 중국리그 참가를 검토하고 잇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중국 무대 진출은 바둑강국 한국의 국위선양이라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으리라는 우려가 높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보다 좀더 나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이들이 중국에 진출하는만큼 국내 바둑계에는 그와 상응하는 공동화현상이 빚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바둑계의 판도를 보면 한국바둑이 바둑발상국이라는 자존심을 지닌 중국이나 현대바둑의 종주국을 자부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이 자국의 바둑리그에 한국 프로기사들을 용병으로 스카우트한 까닭도 중국 기사끼리의 대국만으로는 흥행보장(?)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즉, 중국에서 비교적 인기가 높은 한국 기사들을 끌어들여 중국 기사들과 대결을 시킴으로써 보다 많은 관객을 불러모으자는 것이다.
1999년 중국전국대회 단체전 대신 창설된 중국바둑리그는 갑ㆍ을조로 나뉘어 열리는데, 메이저리그격인 갑조는 베이징, 상하이등 도시별로 구성된 12개팀, 마이너리그격인 을조는 40여개팀이며, 해마다 2개팀이 을조로 내려간다. 각팀 구성인원은 6명. 우승상금은 1억5,000만원(총상금 3억원 규모)이다.
한국기사의 중국진출은 지난 2월23일 목진석5단이 충칭팀과 정식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시작돼 서봉수9단과 김영삼5단이 선전팀, 유창혁9단이 윈난팀, 김승준7단은 홍콩팀, 김영환6단은 푸젠팀, 박승철2단은 구이저우팀, 장주주9단은 청두팀, 루이나이웨이9단은 상하이팀과 각각 계약했다.
2일부터 리그전에 들어간 이들의 연봉은 지명도ㆍ실력ㆍ승률 등에 따라 7,0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각각 다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서봉수9단ㆍ김승준7단ㆍ김영삼5단 등 을조에 속한 기사는 10일정도의 경기를 치르면 되지만 유창혁9단ㆍ김영환6단ㆍ목진석5단ㆍ박승철2단 등 갑조 기사들은 중국전역을 순회하며 연간 22국을 치러야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대회는 대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직도 조훈현9단ㆍ이창호9단 사제와 이세돌3단 등 많은 신예기사가 국내바둑계를 지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창혁ㆍ서봉수 같은 스타가 빠진 국내대회가 과연 예전처럼 활기찬 모습을 보일수 있을지 걱정된다.
황원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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