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中 日 바둑영웅전] 쑥대밭이 된 흑진

제6보 (81~100)

좌변의 패는 백이 이겼고 흑은 그 보상으로 흑81의 젖힘 하나를 얻었다. 백82로 내려선 수순은 절대. 흑으로서는 하변 왼쪽의 백을 준엄하게 공격하고 싶은 장면인데 그 공격이 생각보다 어렵다. 장쉬는 흑83과 85라는 다소 무식한 수법을 들고나왔는데….

“하수 같은 공격인데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요?”(마쓰우라 리포터)

“없었던 것 같아요.”(다카오 9단)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것이 유력해 보이지만 백2로 저항하는 수가 남는다. 흑3이면 백4로 반발한다. 이 코스는 실전의 진행만도 못하다.

백90은 작은 실수. 참고도2의 백1 이하 5로 정직하게 탈출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수순 가운데 흑4로 A에 봉쇄하면 백은 4의 자리를 선수로 차단하고 B에 뛰게 되며 수상전이 벌어지는데 백이 선수로 빅을 만들 수 있다. 백90으로 두었기 때문에 이 부근에 약간의 뒷맛이 남게 되었다.

흑95는 우하귀

백진

에 대한 폭파수단을 노린 수였지만 백이 그곳을 외면하고 98로 훌쩍 뛰어들자 좌하귀의 흑진이 쑥밭이 되어 버렸다.

“흑이 무엇을 두었는지 알 수 없게 되었어요. 하변을 관통하긴 했지만 좌하귀가 부서졌으니 얻은 게 전혀 없어요.”

검토실에서 야마시로9단이 하는 말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