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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결 인간게놈혁명] 게놈초안 발표 의미
입력2000-06-26 00:00:00
수정
2000.06.26 00:00:00
이용택 기자
[제4의 물결 인간게놈혁명] 게놈초안 발표 의미생명의 신비벗겨 질병根治 새지평
인간 게놈(GENOME)지도의 초안이 26일 발표되면서 조물주가 창조한 인간생명의 신비를 벗길 수있는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됐다.
비록 초안이긴 하지만, 이를 토대로 암 등 유전적 질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인간생명도 연장할 수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는 의학·약학산업을 포함한 생명공학산업이 조물주의 고유영역으로 생각했던 인간생명의 범위까지 확대발전할 수있는 신기원을 맞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인간게놈 프로젝트를「아폴로 계획 이후의 최대 프로젝트」,「의학의 신기원의 여는 연구」「생명공학시대의 변곡점」 등으로 평가해 온 것도 그 파급효과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유전자의 비밀이 풀릴 경우 우성인자만 갖춘 아이를 양산하는 등 인간자체의 조작도 가능해져 인간 게놈프로젝트가「21세기 바벨탑」이나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게놈지도초안 발표의 의미=인간의 몸은 세포속의 세포핵에 이중 나선형으로 꼬인 23쌍(46개)의 염색체에 모든 유전정보가 담겨져 있으며, 유전정보를 담고있는 물질이 바로 DNA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인간 DNA의 90%에 대한 염기서열을 분석한 것. 특히 30억개에 달하는 DNA 염기서열이 어떤 구조를 가지고,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 지를 알려준다.
아직 100%가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결과도 유전자의 윤곽과 구조를 알수있는 의미있는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로 유전자의 완전해독시기를 한층 앞당길 수있게 돼 심장병·암·알츠하이머병에서 에이즈까지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각종 질병 치료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내 정상유전자로 대체해 병을 고치거나 유전자 백신으로 병을 예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정부 인간유전자위원회의 존 해리스 박사가 26일 이와관련, 『사람들은 앞으로 지금보다 2배이상 오래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 및 파장=이번에 초안이 발표되면서 인간 DNA 염기서열을 100% 분석한 유전자 지도는 당초보다 3년가량 앞당겨진 2003년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염기서열의 구조를 규명한 것일 뿐 유전자 하나하나의 기능과 특성을 완전해독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개인·세포간 염기서열의 차이를 규명하는 작업도 남아있다.
때문에 게놈지도를 기초로 치료법이나 백신이 개발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고, 개개인의 필요에 맞게 부작용을 차단한 약의 「맞춤조제」가 실현되는 것은 더욱 더 요원한 일이다. 이로 인해 셀레라 제노믹스사(社)와 인간게놈프로젝트(HGP)가 26일 발표한 인간게놈 지도초안은 향후 100년 동안 진행될 유전자 혁명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유전자료를 진단의 수단으로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결국 신약 개발을 촉진시켜 암과 심장병 등 유전자 관련 질병에 대한 치료법과 진단기술을 한층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21세기 「바벨탑」?=이번 발표는 조물주가 창조한 인체 유전자의 설계도가 모습을 드러낸 것을 의미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토대로 우성인자만 갖춘 인간을 출생시키는 등 인간조작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가령 태아에게 새로운 유전자를 주입시켜 「주문형 태아」나 「복제인간의 탄생」을 배제할 수없다는 얘기다.
이는 윤리적 문제를 야기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질병유전자를 제거해야 한다는데는 이의를 달 사람이없지만 단순히 키가 작은 것 등을 열등유전자의 반열에 놓고 없앨 수있는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나아가 부모가 앞으로 태어날 자녀의 유전형질을 마음대로 바꿀 권리가 있는지 여부도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엔이 지난 97년 「인간게놈과 인권에 관한 선언」을 통해 『게놈은 인류공동의 문화유산이며, 인권에 반한 어떠한 연구도 금지한다』고 천명한 것도 앞으로 적지않은 부작용과 후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용택기자 YTLEE@SED.CO.KR 입력시간 2000/06/2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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