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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결산이 마무리되면서 관리종목에서 벗어나는 종목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 관리종목 지정요건만 해소한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자본잠식률 50% 이상, 매출액 30억원 미달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던 골든프레임ㆍ세인 등 8개 코스닥 기업이 2006 사업연도 결산 결과 지정사유를 해소해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결산기를 변경한 벅스인터랙티브ㆍ세이텍ㆍ세종로봇은 지난해 관리종목에서 빠졌다. 이로써 2005 사업연도 결산 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 16개사 중 11개사가 관리종목에서 벗어났다. 이들 11개 기업 중 상당수는 관리종목 지정사유만 해소했을 뿐 실제 자구이행 내용은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리종목 사유가 2년 연속될 경우 상장폐지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근본적인 기업개선 노력보다는 지정사유만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자본잠식률 50% 이상 기업의 경우 모두 감자 및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관리종목에 벗어났다. 골든프레임의 경우 10대1 감자를 실시한 후 4차례에 걸쳐 32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삼화네트웍스도 20대1 감자와 함께 3회에 걸쳐 239억원을 증자했다. 엔토리노(10대1 감자, 2회 179억원 증자), 젠컴이앤아이(10대1 감자, 3회 166억원 증자), HS창투(5대1 감자, 2회 150억원 증자)도 같은 방법을 썼다. 매출액 30억원 미달 기업 중 3개사는 손실을 감수한 매출 등으로 관리종목 지정사유를 해소했다. 세인의 경우 지난해 3ㆍ4분기까지 매출액이 2억원에 불과했지만 4ㆍ4분기에 귀금속 도매업 진출을 통해 일시적인 매출 계상으로 매출액 38억원을 달성, 상장폐지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를 가져왔다. 상장폐지만 모면하는 식이 되다 보니 실적 역시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신라섬유와 세인의 관리종목 해제 전후의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대폭 증가했으나 영업손실과 경상손실 폭은 오히려 커졌다. 또 엔토리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오히려 60% 이상 감소했고 삼화네트웍스의 순손실 규모는 2배 이상 증가했다. 김병률 증권선물거래소 팀장은 “감자ㆍ유상증자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신규 사업을 통한 매출 계상, 결산기 변경 등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관리종목에서 해제되는 기업일수록 오히려 투자에 각별히 조심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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