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력 하반기 더 커질듯 6월 생산자물가 2.7%상승…9개월래 최고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올 하반기 물가가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생산자물가나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소비자물가 자체는 하반기에도 2% 중반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체감경기 회복세나 소득증가세가 미미한 가운데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서민들의 소비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물가안정 속 불안 조짐=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지난해 9월의 3.1%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 대비로도 0.2% 상승하며 5개월째 올랐다. 한은은 "장마철 수요부진 등으로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1.3% 떨어졌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산품이 0.3% 올랐고 위탁매매 수수료 상승으로 서비스도 0.1% 올랐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 상승이 1~2분기 뒤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최근 "소비자물가가 2%에도 미치지 않는 시기는 지났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년보다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오르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3.0±0.5%)에 다가섰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비 3.2% 상승해 지난해 9월의 3.5% 상승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또 전세와 월셋값이 포함된 집세 상승률은 3년2개월 만에, 신선식품지수는 과실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하반기 물가 압력 더 높아져=올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2%에 불과하다.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2.5~3.5%)를 밑돈다. 하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우선 국제유가와 원자재ㆍ곡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물가안정에 기여했던 원화 강세의 흐름이 지난해보다 약화되면서 수입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지난해까지 안정됐던 공산품과 농수산물 가격이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임금 및 공공요금이 들먹거리면서 서비스 가격이 인상되고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대선도 물가상승 압력 요인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가 올해 2.5%에서 내년에는 2.9%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물가상승은 가계의 구매력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회복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내수회복이 아니라 고유가 등 공급 측면이 물가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며 "성장이나 소득이 늘지 않는데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나 내년에 소비자물가가 3%대로 오르는 등 물가가 심각한 불안양상을 띨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물가안정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서비스 요금이나 생활물가 상승 등으로 서민들의 살림살이만 팍팍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입력시간 : 2007/07/09 17:44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