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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입찰 협상력없다] 한보매각 국제마찰 비화 우려

동국제강이 6일 한보 매각 주간사인 BTC(뱅커스 트러스트 컴퍼니) 뉴욕 본사에 매각 방식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입장을 전달한 것은 지금까지와 같은 원칙없는 방식으로는 더이상 한보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폭탄 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동국제강은 BTC측에 입찰조건과 일정, 업체 선정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입찰보증금 예치를 통해 성실한 입찰진행을 보장해 줄 것, 그리고 인수기업이 일정 기간(5년)내에 한보 재매각을 금지할 것과 낙찰 가격을 포함한 선정 결과를 공개해 줄 것 등을 제안했다. 동국제강측은 『BTC가 한보매각 주간사로 선정된 이래 지난 1년동안 한보인수 입찰에 참여했지만 BTC측이 수의게약 방식을 통해 일방적으로 유찰시킴으로써 엄청난 인력의 낭비와 금전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현재와 같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입찰을 강행할 경우 오는 9일 마감 예정인 제4차 인수의향서 제출을 거부하는 방안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네이버스 컨소시엄측도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업체 선정을 갑자기 미루고 새로운 인수의향서 제출을 요구하자 강력 반발하며 인수의향서 제출거부와 법적 대응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네이버스 컨소시엄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권호성(權浩成) 중후산업 사장은 『BTC의 인수제안서 요청서에는 명확한 기준이 애당초부터 없었으며 제안서를 제출받은 후에도 매각 주간사가 임의대로 인수업체 선정을 미루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밝히고 『이같은 방식대로라면 더이상 한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權사장은 현재 미국 네이버스 컨소시엄과 법적 대응방안 등에 관한 문제를 협의한 후 조만간 인수의향서 제출 여부에 대한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보철강 인수의향을 밝힌 두 업체 모두 입찰과정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15일 한보 채권단과 BTC가 「마지막 인수의향서」를 접수해 우선협상대상 기업을 선정한다고 발표해놓고도 지난달 29일 돌연 『일주일후 인수의향서를 다시 받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 채권단은 『특정업체의 의향서에 문제가 있어 양쪽 모두에게 수정 의향서를 요구했다』며 『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해 인수의향서를 한번 더 받기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동국제강과 네이버스 컨소시엄 모두 인수희망업체를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철강업계에서는 채권단이 한보철강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못한채 인수희망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보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아마츄어적 발상에서 입찰을 지연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보 매각 문제는 자칫 한미간 통상 마찰로 비화되면서 상당기간 지연되거나 매각작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훈 기자 LH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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