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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금융계열사 의결권제한 부처별 ‘4인4색'

재벌정책을 놓고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ㆍ산업자원부ㆍ금융감독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이 ‘4인4색’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에 이어 현안으로 떠오른 재벌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 문제에서는 일부 부처간 감정의 골까지 패인 형국이다. 정부의 이 같은 ‘따로 국밥식’ 입장은 총선 후 ‘성장-개혁론’의 대립양상과 맞물려 정책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공정위, “시장개혁에 후퇴는 없다”=공정위는 최근 당정협의에서 여당측이 힘을 실어주자 고무된 분위기다. ‘쓴 약이 보약’이라는 정세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의 발언까지 소개하며 개혁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겠다는 각오다. 우선 의결권 제한과 관련, 공정위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대로 현행 30%인 의결권 제한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 1~2년의 유예기간도 최대한 양보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종 귀착점은 ‘0%’.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에 대해서도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가능성이 낮다”며 “경영만 투명하게 된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재경부, “의결권은 유일한 M&A방어책”=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 실무자에게 “어느 나라 공무원인지 생각하며 얘기하자”면서 감정적 불만을 나타냈다. SK 사태에서 보듯 의결권 제한폭이 확대될 경우 상당수 기업들이 당장 적대적 M&A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재경부는 이에 따라 ▦의결권 행사 때 이사회 사전 의결 ▦의결권 행사내역에 대한 공시강화 ▦의결권 제한규정 위반시 제재강화만으로도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막을 수 있다며 방안을 내놓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연기금의 주식투자 전면 허용, 사모주식투자펀드(PEF) 등 M&A에 대한 ‘방어막’을 구축한 후 의결권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산자부, 규제 대폭 완화해야=산자부는 재경부와 궤를 같이하고 있지만 재계 쪽에 좀더 근접한 시각이다. 의결권 제한에 반대하지만 제도를 시행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30%에서 25% 정도로 제한폭을 최소화하자는 입장이다. 기업 경영에 족쇄가 되는 것은 가능한 풀어주자는 것이다. 다소 의외인 점은 금감위조차 의결권 제한폭에 대해서는 보수적 견지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적대적 M&A를 감안해 의결권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게 금감위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재경부와 공정위의 중간자적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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