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련 해외펀드로 신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인이 7일째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861억원어치를 순수하게 내다팔았다. 이달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 주식을 팔아 누계로 7,45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10~12월 매도우위를 보인 후 1, 2월 순매수로 돌아섰다가 이 달 들어 순매도로 돌아선 것. 특히 7일 연속 순매도는 올들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5월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의 대만 비중이 상향 조정될 예정이어서 외국인의 관심이 대만 쪽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것도 매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대만 더 선호(?)=해외 투자가들이 주요 투자지표로 삼고 있는 ‘MSCI 이머징마켓지수’가 5월 말 대만의 시가총액을 100% 반영함에 따라 이 지수 내에서의 대만 비중은 16.05%에서 20.2%로 높아진다. 반면 한국 비중은 현 19.07%에서 18.13%로 감소해 양 국가의 비중이 역전되게 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가들이 MSCI지수 조정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내에서 한국 비중을 줄이고 대만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도 11월 말 대만 MSCI 비중 상향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1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반면 대만은 5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면서 “현재 장세도 당시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장창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한국 기업, 특히 IT기업의 이익모멘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만의 수출과 내수 관련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이 대만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 코리아’ 재개할까=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 증시를 떠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 관련 해외펀드로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이 다시 ‘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외국인의 매도는 좀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국내 수급여건이 견조해 이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 매수의 주 배경이었던 글로벌 유동성 유입과 신흥아시아 선호현상이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는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 관련 해외펀드로 이번주(3~9일)에만 2년10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 18억달러가 들어오면서 7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 역시 “MSCI지수 조정에 따른 외국인 매도는 이미 예견됐던 것으로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며 “내수경기 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고 국내 수급기반도 보강되고 있어 주식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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