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와 대만 반도체 3사의 경영통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엘피다 경영진이 타이베이에서 대만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대만 메모리 업체 3사와의 통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동은 엘피다와 대만 최대 메모리 업체인 파워칩ㆍ렉스칩ㆍ프로모스 등 3사가 영업통합(integrate operations)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이뤄져 주목된다. 이에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엘피다가 대만 반도체 3사와의 통합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대만 정부는 자국 기간산업인 반도체 업체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엘피다 투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엘피다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보도를 종합할 때 최종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엘피다와 대만 업체들의 통합 결정이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주 중 합의의 윤곽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엘피다와 대만 업체들의 통합이 이뤄지면 D램 업계는 국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엘피다 진영과 미국 마이크론 진영이 도전장을 내미는 형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과 대만 난야도 경영통합 수준은 아니지만 합작사 메이야를 통해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합종연횡이 이뤄지면 지난해 3ㆍ4분기 점유율 기준으로 삼성전자(30.1%), 엘피다 진영(22.9%), 하이닉스반도체(19.2%), 미국 마이크론 진영(15.2%) 등 ‘빅4’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계도 엘피다 진영이 몸집을 불려 규모의 경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피다 진영이 통합 이후 시장점유율 단순합계 수치를 유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엘피다 진영의 점유율이 2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2위인 하이닉스와의 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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