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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툴의 딜레마 3제<3-끝>재정] 쓸곳은 많고 거둘돈은 없고

대형국책사업·미군이전비용등 돈쓸곳 투성이<br>불황장기화 등으로 세수감소…지출 감당못해<br>추경편성 만성화…재정건전성 위협요인 작용

[거시경제 툴의 딜레마 3제재정] 쓸곳은 많고 거둘돈은 없고 대형국책사업·미군이전비용등 돈쓸곳 투성이불황장기화 등으로 세수감소…지출 감당못해추경편성 만성화…재정건전성 위협요인 작용 • 재정정책약발 갈수록 줄어 • 금리 "인상"vs"인하" 得失논란 • "수출우선" "시장우선" 氣싸움 재정정책의 딜레마는 빈곤한 가계의 고민과 똑같다. 수입은 적은 반면 돈 쓸 곳은 많고 빚은 불어나는 게 재정이 직면한 구조적 난제다. 뿐만 아니다. 어렵게 돈을 만들어도 효과가 이전만 못하다. 그렇다고 두 손을 놓자니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질 게 뻔하고…. 재정당국의 고민은 이래저래 쌓여만 간다. 문제는 다른 정책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거시정책의 양대 수단인 통화정책이 약발을 상실하고 보이지 않는 정책수단인 환율정책도 줄타기를 하는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카드는 정부 지출을 늘려 내수를 진작하는 재정정책뿐이다. 미국의 대공황을 벗어나게 한 뉴딜정책이 대표적인 재정정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사정은 교과서를 말할 정도로 한가롭지 못하다. 대규모 국책사업과 주한미군 이전 등으로 쓸 곳은 많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부족으로 돈은 없고 어렵사리 돈을 만들어도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이른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형국이다. 일차적인 난관은 돈 쓸 곳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유가에 대비하기 위해 검토되는 내국세 인하방안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인한 국방비용 증가, 신행정수도 건립 등을 위시한 대형 국책사업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박형수 조세연구원 세수재정추계팀장은 “지금 당장으로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재정이 건전하지 못한 편은 아니다”며 “하지만 향후 5년 이후를 보면 국방ㆍ사회보장ㆍ공적자금 상환 등으로 대형 지출이 늘어나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려움은 항상 동시에 찾아오는 법. 경기침체로 돌봐줘야 할 곳이 한둘이 아니다. 국내 민간연구소들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의 처방책으로 단연 ‘감세정책’을 꼽고 있다. 기업과 가계의 투자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소득세ㆍ법인세 등을 낮춰 수입을 늘려주란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가계 부채와 함께 1%에 못 미치는 실질임금상승률, 지난 95년 이후 두배 이상 급증한 국민연금ㆍ건강보험료 등 준조세로 제약받고 있는 소비를 살리려면 감세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세수가 문제다. 우선 반복된 적자지출로 인한 빚이 늘었다. 쳬?국가채무는 지난해보다 22.9% 늘어난 203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2000년 100조원을 넘긴 국가채무가 7년 사이 무려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은 연이은 적자국채 발행 때문이다. 게다가 불황 탓에 세금도 잘 안 걷힌다. 5월 말까지 정부가 거둔 국세는 지난해보다 8,509억원이 줄어든 50조5,185억원으로 추계된다. 세수진도율도 지난해보다 3.4%포인트 떨어진 41.4%에 불과하다. 박 연맛㎰坪?“외환위기 이후 2년 정도는 세수가 높은 편이었지만 근래 들어 기업 수익성도 낮아지고 신용카드 사용 등도 줄면서 세수가 재정지출을 지탱하지 못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수부족 현상은 기본적으로 경기부진 때문이지만 팽창적인 재정정책 성향도 한몫 거들고 있다. 만성화된 감세정책, 추경편성안 등으로 정책실현을 위한 지출이 거의 ‘고정비용’에 가까워져 적자지출이 다반사되는 선을 넘어 아예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추경만 놓고 봐도 99년부터 올해까지 단 한해도 편성되지 않은 해가 없다. 사용내역 역시 매년 고정화하고 있다. 저소득층 생계안정, 중소기업 지원에 추경이 투입되지 않는 해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환율방어를 위한 외환시장안정용 국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14조원에 이어 올해도 11조坪?증액된 18조5,000억원, 또 내년에는 신청한 금액만도 무려 28조5,000억원에 달한다. 웬만하면 재정에 떠넘기려는 정책성향은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재정정책의 경기조절 효과가 점점 낮아지는 최악의 현상마저 우려된다. 돈을 넣고 또 넣어도 효과는 없고, 그렇다고 재정지원을 거둘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정건전성은 멍들어만 가고 있다. 현상경 기자 hsk@sed.co.kr 입력시간 : 2004-08-0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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