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제 개편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물가연동국고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10년만기 물가연동국고채 개인입찰 물량이 지난 4월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조기 마감됐다. 당초 17일부터 22일까지 나흘 동안 청약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사흘만에 1,127억원이 몰리면서 배정된 물량(800억원)을 훌쩍 뛰어 넘자 조기에 마감이 완료됐다. 지난 6월 물가연동국채의 개인청약이 매진된 적이 있었지만 청약물량이 일찌감치 몰려 하루 일찍 마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과 5월, 7월에는 197억원, 501억원, 433억원이 몰리는 데 그쳐 배정수량 700~800억원에 훨씬 못 미쳤었다.
물가연동국고채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정부의 세제 개편에 따라 세제혜택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내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물가연동국채의 경우 2015년부터 물가 연동에 따른 원금증가분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가령 그 동안 물가채 1억원어치를 매입했는데 물가상승률이 4%를 기록했다면 원금이 1억400만원으로 간주돼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었는데 2015년부터는 원금이 1억원으로 평가돼 절세의 장점이 사라진 것이다. 절세의 혜택을 보기 위해 최근 수요가 갑작스레 몰린 것으로 보여진다.
또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매매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갑작스레 0.25%포인트 인하한 덕에 유통시장에서 물가채의 가격이 상승하며 투자자들이 차익을 챙기게 됐다. 특히 지난 6월 물가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한 달도 채 안돼 20%의 연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금융당국이 앞으로 1~2차례 기준금리를 더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앞으로도 자본차익의 기회가 큰 셈이다.
물가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달 발행금리는 지난달보다 0.09%포인트 하락한 0.87%를 기록했다. 김경환 대신증권 리테일채권부 과장은 “세제 개편으로 인해 물가채의 수요가 급증하며 매입가격이 다소 비싸진 점은 있다”며 “하지만 현재 채권시장의 저금리 분위기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감안했을 때 투자효과는 여전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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