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한 달 만에 증시에 컴백했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현격히 줄었다. 지수가 2,000포인트를 중심으로 횡보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 손바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투자심리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의 급격한 국내 증시 이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머징마켓 전반으로 글로벌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미국과 영국 등 장기투자 성격의 자금도 많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상승 추세가 유효한 근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31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8월23일 이후 19거래일 동안 이어지던 매도세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기간 개인은 4조6,632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연일 이어지던 외국인의 매수세는 한 풀 꺾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20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일평균 순매수 금액이 4,18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수 강도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양 주체의 손바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미국의 9월 FOMC를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했는데 채권 매입 축소가 연기되자 지수에 대한 안도감이 생겼다"며 "올 4ㆍ4분기까지 시장 자체를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잇따라 나오면서 개인들의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루만 놓고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2,000포인트를 기점으로 주식을 사고팔던 개인들이 지수의 단기 상단을 일부 올려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편중돼 있던 포트폴리오를 다른 이머징 국가로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연기되면서 이머징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투자 금액을 크게 늘렸던 한국 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분은 줄이는 대신 다른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는 늘려 잡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화 강세로 환율이 임계점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도 외국인의 매수 강도를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투자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센터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외국인은 2004년 하반기부터 2008년까지 매수세를 이어오다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매도세로 전환했다"며 "최근 환율이 1,100원 아래에서 형성되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강해지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도는 약해져도 외국인이 대량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국내 증시로 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6조9,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조7,000억원, 싱가포르가 1조1,000억원, 영국이 1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원화와 코스피지수의 동반 강세가 나타나면서 일부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20~30%대의 수익률을 내기 위해 장기적으로 들어와 있는 자금의 비중이 크다"며 "외국인의 매수세와 지수가 올라가는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는 있지만 내년 중반까지는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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