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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회복 여전히 더디고

5월 들어 지표 완만한 개선 불구

4~5월 소비 1분기 평균 못미쳐


세월호 참사로 위축된 민간소비가 좀처럼 과거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국내외의 연구소 등 분석기관은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 부문에서 보이는 '위험신호'는 쉽게 걷힐 것 같지 않은 게 현재의 모습이다. 물론 5월 들어 전반적인 소비지표는 완만하게나마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4월과 5월의 민간소비는 여전히 1·4분기 평균 소비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정부 역시 앞으로의 소비 패턴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경기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세월호 사고 영향으로 소비와 서비스업 분야에서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가 고용과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4월 산업활동에서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제조업 생산은 보합세를 유지했고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진단 속에서도 방점은 '불확실성'에 찍혀 있다. 무엇보다 소비에서 뚜렷한 신호가 없다. 기재부는 "4월에 위축됐던 소비·서비스업 활동이 5월 들어 반등하는 등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주간 단위로 등락이 반복될 정도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지표를 봐도 이런 흐름은 그대로 드러난다. 신용카드가 대표적.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등 황금연휴가 있었던 5월 첫주는 신용카드 승인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지만 둘째주에 곧바로 -4.2%로 떨어졌다. 이후 셋째주(13.4%)부터 넷째주(1.2%), 마지막주(3.8%) 역시 등락을 이어갔다.

다행인 것은 소매판매 속보치는 4월보다 5월이 그나마 더 낫다는 점이다. '소비 한파'로 올해 들어 매달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5월에는 상승 반전했다. 휴대폰 판매도 5월19일부로 통신사 영업정지가 풀린 것에 힘입어 판매량이 4월 -52.1%로 급감했지만 5월에는 감소폭이 -9.7%로 줄었다. 다만 5월 승용차 내수판매는 신차 효과가 사라져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유흥주점업과 운송업은 타격이 컸다. 4월 하순(16~30일) 15.6% 증가(전년 동기 대비)했던 운송업은 5월에는 여행객의 발길이 끊기며 4.1%까지 떨어졌다. 유흥주점업은 4월 하순(-6.4%)보다 0.3%포인트 하락한 -6.7%로 집계됐다. 골프장·노래방 등 레저업도 4월 하순 -3.6% 성장에 이어 5월에도 -3.0%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5.5% 감소한 12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는 14.1%나 감소했고 대기업 투자도 3.9% 줄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처음이다.

10대 그룹(자산 기준)의 설비투자도 같은 기간 3.2% 줄었다. 10대 그룹의 현금성자산과 장기투자자산도 전년 대비 둔화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설비투자 비중이 0.7%, 서비스업의 설비투자 비중이 3.1%씩 각각 하락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업 투자가 21.8% 늘어나는 등 다른 업종은 전년 대비 대부분 투자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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