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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 세계 최초 부동산 공개념 도입

지자체·'집부자' 반발, 건설경기 위축 우려

조세연구원이 22일 내놓은 부동산 보유세 개편방안은 한마디로 '부동산 공개념화'로 요약될 수 있다. 부동산 부자들의 세금부담을 크게 늘림으로써 부(富)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동시에 일정규모 이상의 부동산에 대해 국가가 직접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이를 부동산정책에 활용하자는 취지다. 이는 그러나 특히 주택에 대한 세금부담 급증으로 이어져 조세저항과 함께 가뜩이나 침체상태에 빠져있는 건설경기를 더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부동산 부자에 대한 중과세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되면 집을 많이 소유한 사람과 땅 부자에 대한 세금을 국가가 걷어 다른 지역으로 배분하기 때문에 소득재분배 효과가 커지게 된다. 건물분의 경우 현재 시.군.구에서 관할구역내 주택을 물건별로 과세하던데서 일정규모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과세함으로써 지방세의 일부를 국세로 편입하게 된다. 합산과세 방식으로는 개인이 보유한 모든 주택을 먼저 합산한 뒤 일정액 이상일경우 과세하거나, 일정 조건의 주택을 우선 제외한뒤 합산하는 방안 등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합산과세의 대상을 과표 4천만원 이상으로 제한하면 과세대상은 53만명, 세수는9천734억원에 달하며, 6천만원 이상으로 제한하더라도 22만명으로부터 8천862억원을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또 임대주택을 합산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대상에 포함됐다. 이는종합부동산세의 실효성을 약화시킨다는 부담이 있으나 임대사업을 양성화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 제안됐다. 이번 건물분 종합부동산세 방안이 도입되면 다주택 보유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현재 수도권 신도시 33평형 아파트 과표가 2천만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내년부터과표가 1.5배 인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수도권에 2채 이상 아파트를 보유한 이들은합산과세 대상이 돼 세금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가령 2채를 보유한 경우 올해 건물분 재산세는 20만원 정도이나 내년에 합산과세되면 누진세율이 적용돼 170만원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토지에 대한 보유세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과표 현실화를 통해 세액이 2배 가량높아지기 때문에 땅 부자들의 세금만 국가가 걷어 지자체에 나눠주는 방식이 주로거론되고 있다. 전국합산과세 금액이 각 시.군.구 과세액의 합계를 초과한 부분과 일정가액 이상의 토지나 법인이 보유한 토지 등에 대한 세금은 종합부동산세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걷어 인구 등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재분배하자는 것이다. ◆세율과 과표구간 조정으로 충격완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과표현실화율(공시지가 대비 과표의 비율) 인상과 공시지가 인상에 따라 현행 세율과 과표구간이 유지되면 내년 부동산 보유세는 최고 10배나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이같은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과표구간 확대와 건물 보유세 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토지분에 대해서는 과세구간을 현행 9단계에서 6단계로 단순화하고, 건물분에대해서는 6단계로 유지하되 상위구간인 4-6단계의 세율을 1%포인트 인하해 누진도를줄인다는 것. 이렇게 되더라도 토지분의 보유세는 올해보다 38% 증가하며, 건물분도 30% 증가해 부동산 보유자의 부담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특히 주택 보유세의 경우 과표 1천200만원 이하의 건물에 대해서는 건당 세금이올해 8천원에서 내년 1만2천원으로 4천원 늘어나는데 비해 과표 4천만원 이상의 건물은 올해 418만원에서 내년에는 593만원으로 무려 175만원이나 증가해 '집 부자'들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종합부동산세 도입 배경과 전망 우리나라는 부동산 관련 세수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4%에 달해미국 10.6%, 일본 10.5% 등과 별 차이가 없으나 거래세의 비중이 높고 보유세의 비중이 낮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종합토지세의 경우 재분배 기능을 갖고 있지만 지자체가 과세표준을 높이지 않아 세수 증가율이 낮은데다 재산세도 급격한 누진세율 구조를 갖고 있어 과표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재산세의 경우 2천만원짜리 주택 4채를 보유하는 경우 38만4천원인데 비해8천만원짜리 주택 1채를 보유하면 무려 365만6천원에 달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는지적이다. 더욱이 현행 보유세는 심각한 조세수출(비거주자 세금 부담)을 유발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종토세액이 942억원이었는데 조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8%인 449억원에 달하는 등 특정지역 주민들이 조세수출로 인한 이익을향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종토세와 재산세의 세원을 국가와 지방이 공동으로 활용, 보유세의 재분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종합부동산세라는 새로운 세목을 신설키로한 것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지난 89년 종토세 도입으로 토지공개념이 도입됐다면 이번 종합부동산세 도입은 명실상부한 부동산 공개념이 도입되는 것"이라며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자체별 과세체계로 파악하지 못하던 개인별 부동산 보유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부동산 가격정책에 이용하고 소득재분배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부동산 보유세의 일부 국세 전환에 따른 지자체와 부동산 부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실제로 조세연구원의 여러 시나리오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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