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소송과 관련한 배상금액이 당초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에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15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고 있는 만큼 당분간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79%(2만6,000원) 오른 14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49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장 막판 차익매물 때문에 상승폭이 줄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틀 만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해 9월 7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여 만에 두 배 넘게 뛴 것이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애플과의 특허 소송 1심 심리에서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재판을 맡은 루시 고 판사가 애플이 요구한 삼성제품의 추가 판매금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데다 지난 8월 배심원단이 결정한 배상금(10억5,000만달러)도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의 투자심리가 호전된 것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소송에서 지난 평결의 배상금액을 낮추고 징벌적 배상액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단기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어서 주가전망이 밝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창권 대우증권 투자전략부 팀장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1세대 혁신이 끝나면서 후발주자들이 선전하며 애플의 위상이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애플이 4ㆍ4분기 아이폰5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어나겠지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5%에서 올해 37%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 애플의 판매 마진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의 강세가 증시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김 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삼성전자는 시장 예상보다 잘 대응하고 있지만 다른 업종들은 실적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주요국 경기가 바닥을 지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우리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당분간은 실적이 좋은 IT와 각국의 긴축완화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소재ㆍ산업재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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