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이 올해부터 시행하려던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선안을 모두 백지화함에 따라 오는 4월 치러질 삼성의 상반기 공채는 기존 채용방식대로 진행된다.
삼성이 지난 15일 내놨던 채용제도 개편의 골자는 1995년 열린 채용 체제로 전환하면서 폐지했던 서류전형의 부활이었다. 즉 삼성의 채용 과정을 기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면접' 두 단계에서 '서류전형-SSAT-면접' 세 단계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서류전형에 대한 보완책으로 대학 총장 추천제와 '찾아가는 열린 채용'을 실시해 이들에게 서류전형을 면제해주기로 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삼성은 28일 전방위적인 여론의 역풍 속에 총장 추천제는 물론 서류전형 도입 등 채용제도 개선안 전체를 전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4월 삼성의 상반기 채용에서 지원자들은 기존저럼 학점 3.0, 직무별 어학능력, 대학졸업(예정) 등 기본 조건만 충족하면 모두 SSAT 응시자격을 얻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 때 치러진 SSAT에 10만명의 응시자가 몰렸음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도 10만명가량이 시험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이 채용제도 개선안에 포함시킨 SSAT 개편은 그대로 추진된다. 삼성은 올 상반기부터 SSAT에 공간지각능력 영역을 추가하고 역사 등 인문학적 지식과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문항을 늘리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서류전형 부활을 골자로 한 채용제도 개선 계획은 전면 중단됐지만 획일화된 스펙보다는 창의적이면서도 전문성과 보편적 교양을 갖춘 인재를 뽑겠다는 삼성의 인사 원칙은 유효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은 SSAT 과열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채용제도 개선방안을 계속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 채용제도를 조만간 다시 내놓기는 쉽지 않다는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논란의 핵심은 총장 추천제였지만 이를 빼고 채용제도 개선안을 시행한다 해도 다시 새로운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 아예 전면 유보 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당장 다른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