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 부부 가운데 연상 여성, 연하 남성이 혼인하는 일명 '연상부부'가 꾸준하게 늘어 통계 조사 이래 처음으로 나이가 동갑인 부부 비율과 동일한 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결혼 적령기 인구에서 남성 비중이 더 높은 남초 현상에 더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서 여자 연상 부부가 새로운 결혼 흐름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32만2,800건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는 25만5,600건으로 전체 혼인의 79.2%를 차지했고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는 3만6,100건(11.2%)이었다.
혼인 건수가 감소함에 따라 전체 결혼 유형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결혼 건수가 줄어들었다. '남자 재혼+여자 초혼'은 1만2,800건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했고 '남자 초혼+여자 재혼' 역시 1만8,200건으로 같은 기간 3.4% 줄었다.
눈에 띄는 것은 연상 부부의 증가 추세다. 지난해 남자 연상 부부의 비중은 67.6%로 여전히 가장 높았으나 매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여자 연상 부부의 비중은 16.2%로 통계조사 이래 최초로 동갑 부부의 비중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해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처음으로 동갑 부부의 비중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자 연상 부부는 지난 2012년 4만쌍대 벽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 4만1,300쌍으로 매년 늘고 있다.
윤연옥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남자 연상 부부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여자 연상 부부 비중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직장을 잡는 시기가 늦어지다 보니 결혼 연령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2세, 여자 29.6세로 각각 전년 대비 0.1세, 0.2세씩 상승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와 여자 각각 2.1세, 2.3세씩 결혼 시기가 뒤로 미뤄졌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1만5,300건으로 전년 대비 0.9% 늘어났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은 2.3건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다만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 46.2세, 여자 42.4세로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지속시간은 14.1년이었다.
이와 함께 혼인한 지 20년 이상 지난 부부의 이혼 비중은 28.1%로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혼인지속기간이 30년 이상 된 황혼이혼도 9,400건으로 10년 전보다 1.8배나 증가했다. 중·장년층 부부의 이혼 증가 속도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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