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법정관리 전환 ‘험난’ 채권단, 우발채무 해소 계기 적극 추진 불구법원선 “기업가치 높일 획기적 방안 제시를”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관련기사 채권단 “인수의향자 찾는데 주력” “시도는 좋지만 갈 길은 험하다” 현재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통해 존속하기 위해서는 이미 1심과 2심에서 법정관리 기각 결정을 내린 법원의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획기적인 기업회생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공사(KAMCO)은 지난 9일 법정관리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동아건설을 회생시키는 방안을 최대 채권자인 골드만삭스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으로서는 동아건설을 청산하기보다 법정관리를 통해 매각할 경우 더 많은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리비아 대수로 공사 마무리로 동아건설의 우발채무가 해결되자 이를 계기로 채권단이 법정관리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산을 앞두고 있는 동아건설의 법정관리행은 법원의 기각 결정을 바꿔야 하는 등 ‘산넘어 산’이다. 지난 6월 서울고등법원 민사30부는 H시멘트 등 동아건설 일부 주주들이 “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절차를 개시해달라”며 법원에 신청한 회사정리사건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2005년 5월 현재 동아건설은 총자산의 90%를 이미 처분했고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업부분도 85% 정도 마무리 됐다”며 “이런 사정에 비춰 보면 동아건설은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파산절차가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다”고 결정했다. 지난 5월을 기준으로 동아건설이 사실상 ‘빈 수레’ 상태라는 게 법원의 판단인 것이다. 이에 앞서 1심 재판부였던 서울중앙지법 파산1부 역시 2003년 1월 “법정관리로 전환하려면 계속기업 가치가 청산가치 이상이 돼야 하지만 동아건설은 매출액의 절대 부족,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동아건설 법정관리 전환의 ‘결정권’를 쥐고 있는 법원이 동아건설의 재정상태와 향후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 판단을 했다는 점에서 동아건설 채권단이 풀어야할 숙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최소한 채권단이 거액을 투자할 기업이나 투자자를 사전에 물색, 법정관리 신청 때 전면에 내세우는 등 획기적인 ‘계속가치’ 보강대책을 마련해야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결정 여부를 숙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법의 한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법정관리 신청을 할 경우 법원은 재판을 통해 동아건설의 계속기업 가치를 엄격히 따져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분명한 건 채권단이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전환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동아건설의 계속기업 가치를 높을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산법 전문 P모 변호사도 사견임을 전제로 “내가 만약 채권단이라면 동아건설 인수의향자를 미리 선정, 동아건설의 계속가치를 높이는 방법 이외에는 법원을 설득시킬 대안이 없다”며 “채권단에서 이 같은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법원은 지난 기각 결정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1962년 국내에 회사정리(법정관리)법이 제정된 이래로 파산기업이 법정관리로 전환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일선에서 법정관리 기업의 회생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S모 법정관리인은 “동아건설의 가장 큰 약점은 파산기간(2001년 파산선고)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는 점”이라며 “채권단이 사실상 중견 건설업체로서의 ‘브랜드’ 가치만 남은 동아건설의 계속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5/09/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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