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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최대 ‘큰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코스닥시장에서 투자종목 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어 주목된다. 5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일을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코스닥 종목은 NHNㆍ서울반도체ㆍ소디프신소재ㆍ하나로텔레콤ㆍ티에스엠텍ㆍ다음 등 6개에 불과하다. 이들 종목을 제외하고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분을 보유한 종목 대부분에서 미래에셋의 지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의 덩치가 커짐에 따른 대형주 위주의 자산운용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역이용하는 투자전략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미래에셋이 올 들어 한 번이라도 5% 이상 보유신고를 한 종목은 10개로 지난해(35개)보다 3분의1 이상 줄었다. 올해 미래에셋이 5% 이상 새로 확보한 코스닥 종목은 NHN(7.47%) 단 하나에 그쳤고 한 주라도 지분을 늘린 종목을 포함해도 서울반도체ㆍ소디프신소재ㆍ하나로텔레콤 등 4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평가금액으로 보면 미래에셋은 여전히 코스닥 최대의 기관투자가다. 이날 현재 미래에셋의 코스닥 종목 지분평가금액은 1조5,640억원에 달한다. 투자한 소수 종목의 수익률도 높아 7.85%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서울반도체의 경우 권리락을 감안하지 않아도 주가가 연초 대비 360% 이상 올랐고 연초 1만원대였던 소디프신소재는 최근 계속되는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이날 현재 8만6,500원으로 830% 가까이 급등했다. 이 같은 모습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의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펀드가 커지고 최근 불안정한 증시 등락이 계속되면서 안정성이 높고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주 위주로 매매전략을 펴는 것”이라며 “소형 종목들은 사고파는 게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자산운용의 덩치가 커질수록 대형주 위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코스닥시장 역시 최근 미래에셋 등의 영향으로 대형주 쏠림현상이 일어나 중소형주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역이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펀드로 자금이 쏠리고 또 그 자금이 대형주 위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래에셋만을 추종하는 투자에서 벗어나 소외된 중소형주를 찾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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