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파이낸셜 포커스] 퇴직연금 자산운용 시장 격변

삼성생명·국민은행 등 대형사로 쏠림 심화 예고<br>금리경쟁 사실상 어려워져… 브랜드 약한 중소형사 낙오위기


은행이 퇴직연금을 유치해도 자사 예금에 넣을 수 없도록 하는 방향으로 감독규정이 바뀔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술렁이고 있다.

일단 기류를 보면 대형사는 환영하는 반면 중소형사는 울상을 짓는 분위기다.

이번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퇴직연금을 예금으로 유치하기 위한 금리 경쟁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경쟁력을 가늠하는 결정적 요소인 금리 경쟁이 없어지면 남는 것은 결국 브랜드다.

겉으로 찬성하는 곳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는 반대하지만 내심 문제될 것 없다고 여기는 금융회사는 죄다 대형사인 점에서도 이는 잘 드러난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퇴직연금 자산운용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브랜드가 딸리는 중소형사가 금리로 고객을 잡지 못하는데 무슨 경쟁이 되겠냐"고 말했다.

변수는 은행들의 반발이 예상대로 거세다는 점이다.

특히 은행들은 고객의 상품 선택권 제한과 보험사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입김이 약한 중소형사들이 얼마만큼 응집된 힘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건전성 내세우지만 속내는 자본시장 지원=당국은 은행들이 그간 퇴직연금을 자사 예금으로 유인하기 위해 고금리 경쟁을 벌여왔고 이 때문에 역마진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은행들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자사원리금보장상품 운용비율을 종전 70%에서 50%로 바꿔 고금리 경쟁이 잦아들었다고 말한다. 현재 퇴직연금 예금 금리는 연 3%대 초반 수준으로 수수료 0.8%를 빼면 일반 예금 금리와 거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반대파들은 그런 관점의 연장선에서 이번 조치가 퇴직연금을 증시 등 침체된 자본 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교두보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본다.

특히 업권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보험사의 경우 퇴직연금이 신탁계약으로 잡히지 않고 보험계약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번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을 자사 이율보증형 상품에 100% 넣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보험사들도 역마진 우려로 이번 개정안을 적극 환영하는 부류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대형사 쏠림 심해져…자산운용시장 재편될 듯=이번 개정안에 대해 삼성생명 등 삼성계열사와 KB국민은행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큰 힘들이지 않고 자금을 빨아들일 수 있는 브랜드 밸류가 높은 곳들이다.

하지만 중소형사들은 사업 철수를 고민해야 할 판이다. 웬만큼 규모를 갖춘 기업들은 이미 퇴직연금에 가입한 상황에서 비즈니스 여건마저 악화, 수익을 맞추기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씨티은행ㆍNH농협증권ㆍSC은행이 퇴직연금 사업에서 물러났고 앞서 메리츠화재ㆍ한화손보 등은 신규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앞으로 두 손을 드는 지방은행, 중소형 보험사 및 증권사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고, 실시하더라도 가급적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관철시킬 만한 수단이 없어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