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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16일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인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현지에서 자원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광물공사의 김신종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축구공ㆍ학용품 등을 잔뜩 사 들고 학교를 방문한 것. 가정의 월평균 수입이 30달러도 안 되는 가난 때문에 비닐을 돌돌 말아 공처럼 차야 했던 아이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절로 터졌다.
#2 9일 서울 강남의 중부발전 사무실에서도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중부발전이 인도네시아에 초등학교를 추가로 건립한다는 내용의 협약식이 맺어진 것. 현지에서 대규모 발전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부발전은 현지 지역주민들과의 '윈윈'을 위해 열악한 교육시설 개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아프리카의 유명한 속담이다. 함께 어울려 서로에게 힘이 될 때만이 오랜 여정을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몇 년 새 해외 진출에 유례없는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전력 및 자원개발 에너지 기업들만큼 아프리카 속담을 실천하면서 현지 주민들과의 공생발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곳을 찾기도 힘들다.
국내 자원개발 기업들은 과거 선진국들이 펼쳤던 약탈식 자원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현지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현재 페루와 몽골ㆍ콩고민주공화국 등 전세계 11개국에 해외 사무소를 개소해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사업이 늘어남에 따라 해외프로젝트와 연계한 현지 지역사회와의 나눔활동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동광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볼리비아 꼬로꼬로의 경우 눈에 띄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지의 높은 영아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15억원을 투입해 2009년에 모자(母子)보건센터를 세우는가 하면 현지 자원전문가들을 국내로 초청해 기술연수도 시키고 있다. 또 경제사정이 열악한 현지 주민들을 위해 도로를 포장하고 초등학교에 PC를 기증하는 등의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공사와 꼬로꼬로 자치주가 자매결연을 맺고 공동번영을 약속했다.
해외 원유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도 진출 지역과의 사회공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2010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광구 생산시설 준공을 기념해 17만달러를 기증했다. 324㎡ 규모의 유치원을 지어 광구가 위치해 있는 티무르 군청에 기증하기도 했다.
특히 석유공사는 해외개발지역과의 사회공헌을 국내에서도 펼쳐나가고 있다. 베트남에서 대규모 원유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석유공사는 벌써 4년째 연말이면 '베트남 다문화가정 사랑과 나눔의 한마당' 행사를 펼치고 있다. 공사와 사업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의 한국 내 교민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인 셈이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국내의 베트남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베트남 현지 자매결연 초등학교를 방문해 '엄마나라 문화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전체 전력 가운데 11%를 담당하는 발전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부발전은 올해 말이면 현지에서 2번째 초등학교를 건립한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10월 발전소가 위치한 자바섬 중부 인근 지역의 한 오래된 초등학교 건물을 새로 지어주는 사업에 착수했다. 이곳은 현재 교실과 도서관ㆍ식수시설ㆍ화장실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고 200명의 학생들이 오는 5월이면 한층 나아진 교육환경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중부발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바섬의 또 다른 초등학교 건립에도 나선다. 이달 중 공사를 시작해 올해 말이면 교실 13개와 도서관을 갖춘 학교건물이 학생들을 반기게 된다. 특히 이번 초등학교 건립에는 중부발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휴가를 이용해 건설현장에서 봉사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남인석 중부발전 사장은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근 지역에 초등학교를 건립함으로써 성공적인 발전소 운영을 통한 수익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게 됐다"며 "단순히 학교건립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전력회사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해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필리핀에서 화력발전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전은 1996년부터 매년 현지의 농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전력화사업을 펼쳐 760여개의 시골 마을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중국 네이멍구에서 진행 중인 풍력발전소 인근 지역에서는 개안사업을 비롯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자원개발임에도 불구하고 개발현장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결과 '존경받는 기업'으로 우뚝 선 곳도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포춘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에너지 부문 4위에 올라섰다.
가스공사는 우즈베키스탄ㆍ몽골ㆍ베트남 등 해외자원개발 대상 국가에서 학교와 마을환경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고 심장병 환자 수술비도 후원한다. 몽골에서는 현지 최대 민족축제인 '나담축제'를 지원하면서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공사가 진출한 몽골ㆍ나이지리아ㆍ우즈베키스탄ㆍ중국ㆍ러시아 출신의 한국 유학생들을 선발해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KOGAS 글로벌 펠로우십'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해외자원국 입장에서 보면 부정적일 수 있는 '개발'의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현지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상생노력을 전략적ㆍ인도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강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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