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저물가를 해결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거시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협의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정책당국이 적기에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금리인하'라는 표현 때문에 인하를 기정 사실화한 듯한 인상도 풍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전 중 전 거래일보다 0.059%포인트 급락한 1.997%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를 하회했다. 오후에는 낙폭을 줄였으나 2.006%으로 마감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81원70전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도 1,087원50전까지 6원가량 올랐다. 그러나 장 후반 하락해 결국 8원60전 내린 1,081원40전에 장을 마쳤다.
박 대통령의 금리 발언에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청와대와 한국은행은 해명에 나섰다.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춘추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금리인하에 대해 적기에 대응하겠다는 발언이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거시정책 기관들이 협의해 적절하고 합리적인 대응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뜻"이라며 "금리는 청와대에서 어떻게 결정해야 한다고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도 "대통령 말씀은 금리정책을 적기에 잘 운용할 것이라는 점을 밝힌 원론적 말씀으로 이해된다"며 "금리정책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객관적·중립적 입장에서 잘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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