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18일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 내 부동산을 낙찰받았다고 공시했다. 해당 부지는 석유공사가 울산온산산업단지 내에 보유한 92만411㎡ 규모로 에쓰오일은 제한경쟁 방식으로 진행된 입찰에서 5,190원으로 낙찰 받았다.
이번 부지 확보로 에쓰오일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에쓰오일은 그동안 온산산업단지 내에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 증설을 추진해왔지만 쓸 수 있는 용지가 소진돼 투자에 애로를 겪어왔다.
이 점은 SK석유화학이 외국인투자촉진법 때문에 파라자일렌(PX) 공장을 설립할 수 없었던 투자 걸림돌과 함께 석유화학 업계의 대표적 '손톱 밑 가시'로 언급됐다. 이에 청와대는 지난해 5월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부지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석유공사는 지난 12일 5조원 이상 투자할 수 있는 석유화학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했으며 여기에 에쓰오일이 단독으로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특혜시비를 막기 위해 입찰을 실시했지만 5조원 이상 투자를 조건으로 내거는 등 사실상 에쓰오일을 염두에 둔 과정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울산 산단 내 부지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업체가 많다는 점에서 외국자본 역차별이라는 의견도 새나오는 분위기다.
에쓰오일은 이번 부지 확보를 통해 정유 부문의 고도화비율을 높이고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앞서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칼리드 팔리흐 총재는 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에쓰오일이 울산에 공장 확대를 위한 토지를 찾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50억달러(약 5조37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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