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취임 후 첫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메가뱅크(금융 공기업을 하나로 묶는 것) 안에 대해서 검토 했으나 민영화 자체가 지연될 수 있고 공적인 금융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는 문제점이 지적됐다”며 “이는 민간 중심의 시장 활성화를 중요시 하는 새 정부의 정책지침과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이 밝힌 산업은행 민영화 플랜은 인수위 안과 다르지 않다. 인수위 안은 산은을 은행형 IB(투자은행)로 해서 매각하는 것. 세부적으로는 지주회사를 만든 뒤 산은 투자은행(IB) 부문과 대우증권을 묶어 파는 방식이다. 단 당초 인수위는 산은 지주회사를 빠르면 오는 3~4월 중에 만들 계획 이었으나 세부 논의 과정에서 연말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 매각방침에 대해서 전 위원장은 “기본 입장은 큰 변화는 없다. 단 매각 지연에 따른 문제점을 검토한다”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 금융위원회 등 감독당국은 외환은행 법적 절차가 2~3년 등 장기간 소요된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검토 결과, 법원 판결 이전이라도 외환은행 매각절차를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장치 도입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 위원장은 “경영권 방어장치는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경영자로서의 가장 중요한 책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해외투자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관련 부처가 긴밀하고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확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 부처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민간 출신 수장으로 그는 공직사회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금융당국 종사자들의 DNA를 서비스 중심으로 개조시키는 노력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금융규제를 원점에서 재 검토할 계획이고, 아울러 규제개혁 시스템을 민간주도 체계로 획기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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