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등 거취 일체 CEO에 일임…빗속 출근길 직원들에 전달
해양플랜트발 부실로 수조원대 적자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이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정상화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직원들에게 전했다. 임원들은 사직 등 모든 거취와 처우도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기기로 했다.
22일 오전 6시30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입구에서 임원들은 우산도 없이 안전모만 쓴 채로 출근길 직원들에게 결의문을 전달했다. 지난 18~19일 열린 임원 긴급 워크숍에서 뜻을 모아 만든 결의문에는 위기 극복을 위해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겠다는 각오와 임원들이 자필서명이 담겼다. 이날 90여분 간 서울 본사와 거제에서 진행된 결의문 전달에는 대우조선 팀장급 이상 임원 90명이 참여했다.
임원들은 결의문에서 위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직원들에게 사과한 뒤 강력한 자구노력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또 사직을 포함한 거취와 처우 등 일체를 최고경영자에게 일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직원담화문을 통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사한 만큼 임원들이 문책성 퇴직이나 임금 삭감 등 어떤 조치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임원들은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결의도 담았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조직 이기주의나 보신주의, 권위주의를 버리는 대신 윤리경영에 모범을 보이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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