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사장 "적당한 시기 오면 중요한 역할 하겠다" 후계구도 관련 첫발언 눈길…"아직 배울것 많다" 겸손도 톈진=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적당한 시기가 오면 회사 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사진ㆍ39) 부사장이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롯데, 현대 등 유통 대기업들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당사자의 발언이어서 눈길을 끈다. 정 부사장이 후계구도와 관련해 직접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일 중국 이마트 5호점인 톈진 탕구점 개점식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최소한 몇 년 뒤에나 가능하겠지만, 중요한 시기가 오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구학서 사장, 이경상 대표 등 훌륭한 전문 경영인들로부터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쇼핑 신동빈 부회장이 최근 상장을 주도하면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신 부회장님과 저는 거의 띠 동갑일 만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하지는 말아달라”며 성급한 전망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정 부사장은 중국에서의 이마트 전략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수년간 중국 사업을 해오면서 처음 진출 당시 고집했던 고급화 전략만으로는 가격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하지만 최근 상하이 2호점 매출이 40~45%가량 신장하는 등 차별화면에서는 성공적이라고 판단, 앞으로 고급화한 매장 및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을 중시하는 전략과의 접점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상장소식과 관련해서는 일단 환영의 뜻을 피력했다. 증시에서 국내 유통업의 가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고, 신세계의 가치도 롯데쇼핑과 비교되어 더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신규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매년 잉여금이 크게 쌓이고 있지만, 이렇다 할 투자처가 없어 고민”이라며 “국내에서는 인터넷쇼핑몰, 홈쇼핑 등 무점포 사업확대를 검토하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중국공략을 강화해 중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까르푸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지난 95년 신세계에 입사해 기획조정실 상무를 거쳐 현재는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최근 국내외 이마트 개점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매장 경영정보를 습득하고, 현장에서 바로 지시도 내리는 등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경영자 수업을 받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1/23 18:20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