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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유화업계 구조조정 팔 걷었다

◎한계사업 철수·인력조직 재편·해외시장 개척/태·말련 등 4∼5년내 국산수입중단 추진/유럽·미·일 기업선 수출늘리기 총력전/“10년후엔 타격” 예상/가격경쟁력 제고·기술집약형 전환… 중공략에 사활「21세기를 대비하라」 전환기를 맞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직면한 과제다. 21세기는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석유화학산업은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다. 일본과 미국 유럽 지역의 선진 석유화학업체들은 정밀화학과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분야를 독점하고 있다. 이들은 또 국제적 규모의 합병과 전략적 제휴, 구조개편 등을 통해 우리나라와 같은 중진국의 도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우리의 수출시장이던 동남아시장은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후발국들의 신규진출로 자급체제를 갖추어 가고 있다. 위로도 아래로도 모두가 막혀있다. 여기에 국내적으로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업계의 바쁜 발걸음을 잡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풀 것인가. 최근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그동안 공급과잉 논란속에서도 동남아시장과 중국시장으로의 수출을 통해 큰 어려움을 격지 않았다. 올해들어 극심한 불황이 전개되는 가운데서도 유화산업은 상반기까지 외국업체들의 공장사고와 꾸준한 중국지역으로의 수출증대에 힘입어 호황을 구가했다. 아직도 합성수지와 합성섬유 원료 등 범용제품분야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10여년 정도는 충분히 끌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자랑이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희망」일 뿐이다. 벌써부터 태국,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은 속속 자급체제를 갖추어 가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당분간은 국내 유화제품을 사다 쓰겠지만 멀지 않는 장래, 불과 4∼5년이면 국산 유화제품의 수입을 중단할 것이다. 이에대해 유화업계의 관계자들은 『10년 이후가 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때가 되면 동남아 국가들의 자급체계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범용제품에만 집중할 경우 지금의 섬유산업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 범용 석유화학 제품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다음 단계의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중심을 옮겨 가려고 하는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범용시장에 주력하자니 후발국들의 추격이 무섭다. 그렇다고 선진국들이 장악하고 있는 정밀화학 등 첨단분야로 다각화를 추진하자니 기술이 없고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 퇴로가 막혀버린 우리나라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중국. 중국시장은 앞으로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세계 최대의 유화시장으로 급부상, 앞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수출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도 결코 만만치는 않다. 중국은 우리만의 시장이 아니라 세계의 시장이다. 유럽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의 초대형 화학업체들까지 가세해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변수는 중동지역 석유화학 업체들. 중동지역에서 생산된 유화제품은 그동안 유럽과 남미시장으로 대부분 수출됐으나 중국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면 근본적으로 가격경쟁력 유지가 어려울 것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응한 국내 유화업체들의 전략은 중국진출을 통한 시장선점이다. LG화학과 유공 등은 중국시장 진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 것 역시 쉬운일이 아니다. 중국은 나프타분해센터(NCC) 등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단독진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완제품(다운스트림)부문만 문을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완제품부문은 언제든지 진출할 수도 있고 수요가 아직 많지 않은 현재로서는 진출의 필요성도 크지 않다. 결국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이같은 환경변화에 직면해 앞으로도 전진할 수도 그렇다고 뒤로 물러갈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업계의 고민은 바로 이런 위기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기상황으로 변모하고 있는 21세기에 대응한 국내 유화업체들의 활로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최근 업계가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구조조정작업에서 찾을 수 있다. LG화학, 한화종합화학, 대림산업, (주)유공, 현대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을 비롯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올해들어 밖으로는 적극적인 신규사업을 전개하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안으로는 한계사업의 철수와 대대적인 조직개편, 인력재배치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쟁력을 갖고 있는 범용분야를 토대로 정밀화학, 의약, 반도체 등 신규분야로 다각화를 서둘러 다가올 21세기에는 종합화학업체로 도약한다는 것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기본전략이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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