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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첫눈이 내린 1일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첫 거래를 시작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행사장에 오다 보니 올해 첫눈이 내렸다"며 "서설(瑞雪·상서로운 눈)이어서 원·위안 직거래 시장에 서광이 비칠 것이라는 예감이 들기도 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위안화 시장은 큰 잠재력을 지닌 새내기 벤처기업"이라며 "이 벤처기업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으로 길러내겠다"고 덧붙였다.
첫 거래의 주인공은 기업은행과 중국은행(BOC)이었다. 거래액수는 100만위안. 이날 원·위안 시장은 180원30전에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재정환율(오후3시 외환은행 고시 기준) 179원96전보다 34전 오른 것이다. 이후 181원60전까지 상승했다 결국 180원77전에 장을 마쳤다. 양의진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과장은 "원·위안 환율이 원·달러 환율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장중 등락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일 원·달러는 유가하락으로 장중 12원 급등했다가 장 후반 상승폭을 줄였다.
거래량은 53억위안이었다. 달러로는 9억달러(약 1조원)로 1일 원·달러 거래량(약 90억달러)의 10% 수준이었다. 서울외국환중개에서 37억위안이 거래됐으며 나머지는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결제됐다. 양 과장은 "금융기관·기업들이 원·위안 시장 개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거래 첫날 생각보다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며 "오전 거래량이 오후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개장 초기라 향후 거래량이 얼마가 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연 서울외국환중개 부부장은 "생각보다 원·위안 직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며 "첫 거래였지만 별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개장한 지 얼마 안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달러 대비 원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는 반면 달러 대비 위안화는 중국의 보수적인 환율 운영 태도 등으로 큰 약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며 "원·위안 환율도 상승압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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