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해외 자원개발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기업 주도가 아닌 실수요가 있는 ‘민간기업’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사전에 산유국별 경쟁강도와 자원투기 성향 등을 비교해 서로 다른 사업참여 방식을 적용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한국의 자원확보 전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선진국들의 자원확보 전략을 감안할 때 민간기업이 자원개발을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일본식 접근이 우리에게 효과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 1980~1990년대 정부 주도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섰다가 실패한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공기업 주도의 자원확보 전략이 초래할 수 있는 부실투자 문제를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먼저 해외 주요 선진국의 자원확보 전략과 관련, 연구소는 “미국과 영국은 국가안보와 외교전략을 앞세워 추진해온 반면 일본은 공적개발원조, 자원 보유국에 대한 첨단기술 제공 등을 필두로 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는 주요국들이 자원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전략수단과 활동주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1조6,80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무기로 국영 석유회사들이 자원보유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만 일본은 과거 정부 주도에 따른 실패를 경험한 뒤 미쓰비시 등 5대 종합상사와 인펙스 등 민간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과거 일본 ‘석유공단’이 해외 석유개발을 위해 설립됐다가 방만한 운영으로 2004년 해체된 사례를 교훈 삼아 민간기업이 자원개발을 주도하되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 (현재의) 일본식 접근방식이 한국에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중장기적으로 자원개발 관련 공기업 민영화와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해 대형화를 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원개발 대상 산유국가별로 경쟁강도와 자원투기화 성향 등을 비교해 사업참여 방식을 달리 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연구소는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 등 매장량은 많지만 경쟁강도가 높은 국가는 ‘지분참여’ 방식으로, 매장량이 많으면서 경쟁강도가 약한 서아프리카 등 신흥개발권 국가는 ‘사업권 확보’ 위주로 진출하는 게 한국 기업과 정부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특히 카스피해(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자원외교를 집중하고 FTA를 통해 전방위 경제협력을 제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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