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가 되면 투자자들은 저마다 부자가 되는 행복한 꿈을 꾸면서 한해의 재테크 전략을 수립하느라 고심한다. 2014년 불확실성을 증폭시킨 대내외 변수 속에 주식·채권·원자재 등 재테크 시장을 둘러싼 어두운 그늘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2015년 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시장 전체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하반기 들어 서서히 걷힐 것으로 내다봤으며 채권과 원자재 시장은 미국 금리인상과 국제유가 급락의 여파로 계속 좋지 않을 것이라며 다소 보수적이면서도 상품별로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권했다. 분야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새해 재테크 시장의 기상도를 그려봤다.
2015년 한국 증시에 대한 금융투자 업계의 전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리 밝지 않다. 주가상승을 이끌 만한 뚜렷한 성장동력이 부재한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과 러시아발 신흥국 리스크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 코스피가 본격적인 박스권 탈출에 시동을 걸 것이라며 실적둔화가 우려되는 성장주보다 배당과 지배구조 개편 등이 기대되는 가치주에 주목하는 투자전략을 조언했다.
한국 증시는 '상저하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2014년 4·4분기 실적이 확정 발표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의 실적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실적발표가 집중되는 1~2월에는 증시도 주춤할 수 있다"며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되고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된 후 하반기부터는 국내 증시도 본격적인 상승 국면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목할 대상은 저평가된 가치주다. 서 팀장은 "2015년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떠오르는 게 사실"이라며 "기대수익률을 비롯한 전반적인 눈높이를 낮춘 채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5년에도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배당확대가 기대되는 종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기업에 배당을 요구해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거나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적으로도 기업의 배당확대를 유도하는 정책들이 시행되면 배당주가 시장 평균 수익률을 능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 대기업의 실적정체가 예상되면서 결국 배당 모멘텀이 지수 안정성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배당성향 증가가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유망 업종으로 증권·금융, 건설,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을 꼽았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내수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권 등 금융주와 건설주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수혜 종목들도 유망 업종으로 분류됐다. 강현철 팀장은 "2015년부터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 의료소비 확대에 따른 헬스케어 관련 업종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의 특성상 중국 소비주는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하반기부터는 전자·자동차·철강 등 수출주 회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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