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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다·대양/조정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로터리)

『물가에 가지 마라.』 어릴 때 자주 듣던 얘기다. 30∼40년 전까지도 갯가 사람과 혼인하기를 무척 꺼렸다. 마을도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져 지었다. 근래에 지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도 한강과 등지고 서 있다.해양문학작품도 빈약하다. 어촌의 삶에 얽힌 감상적 줄거리가 주된 것이고 뭍에 앉아 바다를 한가로이 바라다보는 서정시가 중심이다. 한강이나 남해안의 유람선을 타보아도 그저 의자에 앉은 채 조용히 관망할 뿐이다. 그러나 유럽인의 바다관은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바다는 그들에게 정복의 대상이었다. 바다의 잠재력은 무진장하다. 지구표면의 71%가 바다다. 수평선 위의 육지를 모두 깎아 바다에 넣어도 평균수심 3천m의 바다로 남는다. 1958년 미국의 유인우주선 익스플로러호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놀랍게도 수구였다고 한다. 바다는 생물의 생활공간으로는 육지의 3백배에 달하고 무진장한 해저광물자원도 미개척상태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도 반도국가로 국토보다 넓은 대륙붕을 갖고 있고 관할 가능 해역은 국토면적의 4.5배나 된다. 해양은 이처럼 각종 자원의 보고로 21세기 해양산업시대의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미국 등 선진국은 21세기 해양대국의 실현을 꿈꾸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뒤늦게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나 이보다도 자원·기술의 제약과 수익성으로 보아 해양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상책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저 옛날 장보고시대를 전후하여 동북아 해역을 제해한 적이 있다. 우리 무역선이 황해를 주름잡았고 조선기술도 빼어났었다. 오늘에 와서 이들 조상의 기를 이어받았음인지 조선산업은 세계 1, 2위를 다투고 선복량도 세계 8위로 올라섰다. 행정 차원에서도 해양행정을 종합적으로 관장하는 해양수산부를 탄생시킴으로써 해양 중시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우리는 이제 조상의 기상을 오늘에 되살려 바다를 가까이 하고 바다를 적극 개발, 이용하는 슬기와 기개·용기를 일깨울 때다. 해양대국의 반열에 떳떳이 오르기 위해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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