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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들인 야심작… 애플과 글로벌 메신저 전쟁 불붙는다 [삼성 SW공략 닻 올렸다] 모바일메신저 '챗온' 파급력은 스마트폰·태블릿PC·데스크톱 등 기존 고객만 확보해도 1위 가능 앱스토어 등록거부 땐 전략 차질… 시장 이끌 '킬러앱' 계속 내놔야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삼성전자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 ChatON(챗온)’을 다음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최대 가전 전시회‘IFA 2011’ 에서 선보이며 다음달 중 서비스를 시작한다 고 29일에 밝혔다. ’ ChatON’은 전세계 120여 개국, 최대 62개 언어까지 지원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메신저 '챗온'은 사실상 애플을 겨냥한 선제공격이다. 애플은 다음달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아이OS(iOS) 5'를 선보이면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아이메시지(iMessage)'도 함께 내놓는다. 스마트폰 주도권 경쟁과 특허공방이 전초전이었다면 이제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챗온 성공 여부에 삼성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갈려=챗온은 향후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없이는 구글ㆍ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의 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위기감과 하드웨어만 주력해서는 향후 성장동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지난 17일 긴급 사장단회의를 소집하고 "글로벌 IT업계에 급속한 파워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인력을 확충하고 인수합병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것이다. '소프트 파워'를 길러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제는 완전히 상황이 달려졌다. 최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HP의 PC사업부 분사, 애플과의 특허소송 등을 겪으면서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부상한 것이다. 국내 중소기업들까지 뛰어든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삼성전자가 2년 가까이 준비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의 챗온 서비스는 당장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스마트폰 2,390만대를 포함해 모두 2억8,020만대의 휴대폰을 팔았다. 휴대폰은 노키아에 이어 부동의 2위를 지켰고 스마트폰은 4위로 올라섰다. 올해는 스마트폰 6,000만대를 포함한 3억대의 휴대폰을 판매할 예정이다. 노키아의 성장세가 급감한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 추월을 앞두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휴대폰과 스마트폰 모두 1위 등극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연간 3억대의 휴대폰에 태블릿PCㆍ스마트TVㆍ노트북PCㆍ데스크톱PC 등의 고객만 가입자로 확보해도 단숨에 글로벌 1위로 올라선다. 여기에다 안드로이드ㆍ아이OSㆍ블랙베리 등 다른 스마트폰 가입자까지 끌어들이면 단일 모바일 메신저로는 경쟁상대가 없다. 삼성전자는 향후 출시하는 일반휴대폰(피처폰)에도 챗온 서비스를 기본 탑재할 계획이어서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신흥시장까지 포함하면 챗온 가입자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불어난다. 하드웨어 전문업체라는 강점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애플 '아이메시지'와의 한판 승부=애플은 아이메시지의 세부적인 기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단 아이폰ㆍ아이패드ㆍ아이팟터치 등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자사 고객 중심의 폐쇄적인 서비스를 아이메시지에도 적용해 사용자끼리 결집을 유도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판매된 애플의 모바일기기가 2억대를 넘어섰다는 점과 애플이 그동안 구축한 콘텐츠 경쟁력을 감안하면 상당한 파급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는 향후 애플의 행보에 달려 있다. 애플이 챗온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하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메신저 전략에도 차질이 생긴다. 아이폰 가입자까지 끌어들여 업계 최대 규모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자칫 안드로이드폰과 바다폰에 국한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애플은 지난 2009년 구글의 음성검색 서비스인 '구글 보이스'가 공정한 경쟁을 침해한다며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하기도 했다. 거꾸로 애플이 아이메시지를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 전격적으로 개방하면 삼성전자와의 대대적인 격돌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규모에서는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하지만 기존 모바일 메신저와의 차별화가 아닌 물량 공세에만 집중하면 단순한 모바일 메신저로 전락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다양한 부가기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평정하고 트위터가 파격적인 개방 정책으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독창적인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영소 한국IDC 연구원은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서비스와 콘텐츠가 핵심"이라며 "향후 삼성전자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다양한 부가기능과 편의성을 갖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 IT] 앗! 내가 몰랐던 정보들도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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