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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한지 문화제

대신에 문화적인 상징과 이미지가 가미된 상품이 경쟁의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여기에 발맞추어 최근 선진국들은 문화를 제4의 자본으로 인식하고 고유문화 창달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추세는 지방화와 병행하여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있어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정의될 정도로 지방화가 촉진되면서 지방문화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각 자치단체별로 그 지방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각종 문화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9월 7일부터 12일까지 엿새동안 개최되었던 「제1회 원주 한지문화제」이다. 인류의 역사는 종이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집트의 파피루스, 한나라 채륜이 발명한 중국종이, 그리고 우리 나라에는 신라시대 이후 한지가 있다. 그러나 중국에까지 수출하여 그 우수함을 인정받았던 우리의 한지는 화학종이에 밀려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지는 예로부터 기록문서, 서책, 서예와 그림에서 창호지, 그릇, 가구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민족의 생활속에 같이 살아왔다. 대부분의 지방문화축제는 그 지방 고유의 민속과 문화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각 자치단체간에 경쟁적으로 또는 민선자치단체장의 업적 홍보용 내지는 선거용으로 기획된 것도 적지 않아 많은 부분에서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것도 많아 경비절감 차원에서 재정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 외래문화를 주제로 한 문화제도 많이 있는 바 이러한 것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외국인이 담근 김치 맛」과 같이 그 내용이나 질에 있어 본 고 장의 것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것이면 무조건 다 좋으냐? 그렇지는 않다.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진 주제의 문화제라야만 세계적으로 승화되고 우리의 산업과 연계되어 상승효과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지를 주제로 한지문화제야말로 한지의 특성과 우수성을 인식시키고 다양한 산업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천년한지의 역사를 세계에 알림으로써 문화한국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계기가 될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현대투신 안공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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