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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표현주의 미술기원 막스 베크만을 만난다

자화상·베를린 여행등 판화 100여점 국내 첫 전시<br>서울대미술관 6월22일까지

수류탄

초상화 에덴바

자화상 그룹

입체파에 피카소, 팝아트에 앤디 워홀을 꼽는다면, 현대미술의 또 다른 축을 이뤘던 표현주의에는 독일의 막스 베크만(Max Beckmann, 1884~1950)이 있었다. 미술사에서는 모두가 큰 족적을 남겼지만 막스 베크만은 두 사람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독일을 기준으로 폴란드를 넘지 않았던 그의 작품이 한국에 첫 선을 보인다. 서울대 미술관은 6월 22일까지 그의 예술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막스 베크만 프린트’전을 준비했다. 1900년대 초 화가로 진로를 정하고 시작했던 초기작부터 66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린 작품까지 판화 100여점을 선보인다. 화가로 명망이 더 높은 베크만이지만 판화는 그가 평생 관심을 둔 인간의 현실적인 문제를 투영하기에 적합한 매체로 그의 예술세계를 논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르로 꼽힌다. 렘브란트 이후 초상화를 가장 많이 그렸다는 베크만의 인물상을 담은 판화는 그를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작품이다. 스무살에 그렸던 자화상부터 타개하기 4년 전인 62세에 그렸던 자화상까지 미술관에는 자화상만 10점이 넘게 걸렸다. 전시를 위해 방한한 손녀 마옌 베크만 씨는 “그는 평생 사람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인물의 특징과 내면 세계를 캔버스에 표현한 것이 당시 다른 초상화와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쇼펜하우어ㆍ니체에 심취했던 그는 당시 피카소나 칸딘스키 등 추상을 지향하는 유럽 아방가르드의 경향을 따르는 대신 철학적 명제를 작품에 담는 데 골몰했다. 신화ㆍ성경 등 유럽의 전통적인 주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작품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1차 세계대전 당시 그렸던 ‘시체실’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와 죽은 예수를 땅으로 내리는 듯한 모습이 담겨있는 등 작품 곳곳에는 성서와 신화의 아이콘이 숨어있다. 전쟁 후 일관되게 인간을 주제로 작품을 해 온 그는 히틀러 정권에서 ‘퇴폐적인 작가’로 낙인이 찍혀 네델란드를 거쳐 미국으로 떠난다. 전시에는 전쟁당시 그렸던 판화를 비롯해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던 1920년대에 만든 ‘베를린 여행’연작 그리고 작가가 뉴욕으로 건너가기위해 제작했던 ‘낮과 꿈(Day and Dream)’ 등 대표작이 선보인다. 정형민 서울대미술관장은 “막 끝난 앤디 워홀전시가 최근 미술계의 유행인 네오팝의 원류를 짚어본 것이라면 베크만은 미술계의 또 다른 유행인 신표현주의의 기원을 짚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세계를 격렬한 필법으로 표현했던 작품은 판화의 기법과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880-9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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