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성장률이 외환위기 이전의 절반 이하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일본ㆍ중국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업의 성장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서 5~10년 뒤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별 성장요인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85~95년 8.3%에 달했으나 95~2005년에는 3.9%로 급락했다. 제조업이나 전산업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서비스업의 성장률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생산성 향상보다는 오로지 노동력 공급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 노동투입의 성장기여도는 같은 기간 4.3%포인트에서 2.6%포인트로, 자본투입의 성장기여도도 3.0%포인트에서 1.6%포인트로 급감했다. 이처럼 양적 투입이 줄어든데다 특히 총 요소생산성(노동ㆍ자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생산효율성 수치)의 성장기여도가 0.9%포인트에서 오히려 -0.3%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서비스업 성장률을 떨어뜨렸다. 이 때문에 노동투입이 서비스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은 85~90년 40% 미만이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무려 73.9%에 달했다. 제조업의 경우 노동과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고 생산성 향상이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제조업 성장률은 85~95년 10.4%에서 95~2005년 7.3%로 하락했지만 이는 주로 노동투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노동투입의 성장기여도는 2.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감소했다. 오히려 노동투입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자본투입도 4.8%포인트에서 3.1%포인트로 하락했다. 반면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는 3.6%포인트에서 4.7%포인트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95년 이후 성장률 7.3%의 54%가량이 생산성 향상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서비스업은 노동력 투입에만 의존하면서 전반적 성장의 내용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85~2005년 전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6.3%로 이중 요소생산성의 기여도는 1.7%포인트로 기여율이 27%에 불과한 수준이다. 나머지는 노동력이나 자본을 투입한 결과다. 한은은 “선진국이 우리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였던 47~73년 당시 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율은 50% 내외였다”며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내투자 확대와 낙후된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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