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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들 산하기관서 방 뺀다

■ 유착관계 도마에 오를라

보증금없이 해운빌딩 빌려 쓴 해수부 장관에 비난 쏟아지자

예보 건물에 둥지 튼 玄부총리 정부청사로 옮겨 '발빠른 대처'

他부처들도 이전 물색 '몸조심'


서울에 있는 부처별 산하기관에 집무실을 마련해뒀던 장관들이 이삿짐을 싸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공무원과 산하기관의 고질적인 유착관계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자 스스로 '몸조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관가에 따르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청계천 예금보험공사 빌딩에 있던 집무실에서 방을 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사했다. 그동안 기재부는 서울청사에도 집무실을 가지고 있지만 공간이 협소하고 인근 편의시설도 마땅찮아 수장인 현 부총리를 비롯한 주요 국·과장들이 예보 집무실을 훨씬 더 선호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양수산부 장관이 관리감독 기관인 선주협회에 보증금도 내지 않고 여의도 해운빌딩을 빌려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같은 처지의 기재부 역시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도 있고 마침 예보 사무실의 계약기간이 만료돼 이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예보 사무실에 대해 '시세' 수준의 임대료를 예보에 지급해왔다. 이 밖에 기재부는 여의도 수출입은행에도 별도 집무실을 두고 있지만 최대한 사용을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실에 대해서는 별도의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다.



공무원 조직의 수장인 현 부총리가 전격 이사를 감행하면서 기타 부처 장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 부처는 집무실 이전으로 원칙을 정하고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총리가 사실상 공석인 상황에서 부총리가 먼저 '액션'을 보였다면 다른 부처도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면 개각론이 비등한 상황이어서 각 부처가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현재 세종시에 내려와 있는 주요 장관들은 서울에 대부분 집무실을 갖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사무실을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여의도 대한주택보증 건물에 집무실을 마련해뒀다. 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여의도 잠사협회 건물에서 주요 업무를 보고 있고 노대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서울역 인근 대한상의 건물 내에 있는 공정거래조정원에서 보고를 받는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북부지부 건물에 집무실이 있다.

정부 내에서는 서울 집무실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와대와 국회·세종시를 모두 챙기려면 각 지점마다 '포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민간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하면 막대한 임대료를 내야 하는데 이 또한 세금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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