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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시사점
입력1999-01-24 00:00:00
수정
1999.01.24 00:00:00
역사가 오랜 기업일수록 몸에 밴 체질을 개선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은 충격은 비록 일시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지 몰라도 본질상의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ICI의 구조조정은 철저하게 근본을 개혁하는 것으로 그만큼 그 과정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만일 ICI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비전과 용기가 없었다면 구조조정은 중도에서 중단되고 말았을 것이다.ICI가 20여년간 추진해 온 구조조정의 화두는 매우 단순하다. 그것은 경기변동에 강한 사업구조를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경영자들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화두는 대를 이어 전해져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1993년 정밀화학 사업부문을 제네카로 분리시켰던 ICI가 불과 4년만에 유니레버의 정밀화학 사업부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일부 전문가들은 전략의 일관성이 없다고
비난하였다. 사실상 ICI에 있어서도 이러한 결정은 매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러나 강한 사업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대의명분 하에 ICI는 결단을 내렸고 주식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한편 이러한 비전을 실천할 용기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ICI의 구조조정은 시도조차 될 수 없었을 것이다. ICI는 철저하게 목적지향적인 구조조정 활동을 추진했으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변신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ICI의 기업분할이나 유니레버 정밀화학 사업부문 인수를 무모한 시도로 평가했으나 ICI는 이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ICI가 1997년 유니레버 사업 인수를 결정한 후 자금 확보를 위해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런던 소재의 본사건물을 매각하고 임대로 전환한 일이었다. 이 작은 사건 하나가 ICI의 변신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80년대초부터 추진되어 온 ICI의 구조조정은 현재도 진행중이며 따라서 그 성공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는 아직 어렵다. 대담하고도 적극적인 변신을 통해 세계화학산업의 주목을 받아 온 ICI가 과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구조조정을 순조롭게 마무리지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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