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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쇼크 몰랐는가(사설)
입력1997-07-18 00:00:00
수정
1997.07.18 00:00:00
기아 쇼크가 일파만파 경제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기아그룹의 부도유예협약적용이후 후속 부도 리스트가 나도는가하면 심지어는 잠잠해졌던 금융대란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파장은 해외로 까지 번지고 있다. 국내외에 파급되고 있는 충격파는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고조되고 있는 위기감을 진정시키는 조치가 시급하다.
기아 사태이후 은행권의 대출과 어음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태라고 한다. 채권시장에서 실세금리가 폭등하고 있다. 이같은 금융시장의 난기류로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자금난이 더욱 어려워져 연쇄부도의 위기에 몰려있다. 당장 기아 협력업체의 부도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
증시엔 폭락사태를 몰고왔다. 주가가 이틀사이 24.73포인트 빠졌고 7백선 붕괴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원 달러 환율이 16일 달러당 8백92.80원으로 상승했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기아사태의 해외 파장도 심각하다. 한보 삼미 파동에 이어 해외 신인도가 거듭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이나 은행의 차입 금리가 오르고 해외시장에서 한국기업이 발행한 채권값이 떨어지고 있다. 해외자본의 국내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비무장지대의 무력충돌사건이 겹쳐 해외자본의 유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의 냉각은 경영의욕을 꺾어 불황의 장기화를 현실화시킬 우려가 있다.
현상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정부 정책이나 금융기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앞으로 산업금융정책이 혼란에 빠질 위험이 높다. 정부말을 잘 듣고 금융기관을 믿다가는 큰 코다친다는 의구심을 심어준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충격파를 예상 못했다는 것인가. 한보 삼미와 진로 대농 파동에서 이미 예견할수 있었던 일이다. 기아 그룹은 그들 기업과 또 다르다. 충격파도 다를 수밖에 없다. 부도유예협약의 후유증도 벌써 확인 되었다.
그럼에도 기아를 전격적으로 소위 부도유예협약 적용기업으로 지정했다. 국가경제에 대한 타격을 예상 못했다면 무능했기때문이고 알고도 했다면 직무유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은행의 각본설 또는 모의설이 나도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정권 말기를 맞아 정부의 무책임한 산업정책과 기본적인 기능을 외면한 은행의 무분별한 조치가 국가 경제를 위기로 몰고가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고나 할까. 일을 저질러 놓고 파장이 커지자 뒤늦게 수습한다고 법석이다.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돈을 풀게하고 은행에 대한 특융을 검토한다고 한다. 기아그룹의 분할매각이니 주력업종의 3자인수니 하는 미봉책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정책 실패에 대해 자성하는 빛은 찾아볼 수 없다. 그것이 자율이고 시장경제 논리이며 구조조정 과정이라 한다면 우리나라에 살아남을 기업은 하나도 없다. 기아 회생조치가 앞으로 정부산업정책을 가늠하는 표본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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