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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산업(부도중기를 살리자)
입력1997-11-10 00:00:00
수정
1997.11.10 00:00:00
이규진 기자
◎자기식 안정기/5년 공든탑 사장 위기/세계최초 개발 불구 악성루머로 쓰러져/절반값에 수명은 3배… “축적기술 아깝다”장기간의 경기침체및 잇따른 대기업 부도 여파로 중소기업들이 도산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 및 우량업체는 물론이고 흑자기업까지 자금흐름 경색등의 외풍으로 그동안 일군 피와 땀을 고스란히 날리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사는 그대로 방치하기엔 너무나 안타깝고 도움만 있으면 회생할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 소개함으로써 재도약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관련업체및 관계자들의 제보를 바랍니다. 전화:(02) 724―2461, 2464 팩스:(02) 723―0130 【편집자주】
『에너지효율 2등급의 초절전 자기식안정기를 개발, 자동화양산체제를 갖춰놓고 이렇게 무너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경상북도 고령군 쌍림공단에 있는 금산산업의 한상리 사장(55)은 학계및 업계에서 인정해준 신기술이 꽃도 피워 보지 못하고 회사의 부도로 사장될 위기에 처해버린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지난 88년 설립된 금산산업은 95년 8월 에너지소비효율 3등급의 형광등용 자기식안정기를 개발했다. 이어 96년 9월 에너지효율 2등급의 자기식안정기를 개발, 업계와 학계로 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는 과학기술처 산하 한국에너지연구소와 공동개발의 결실이다. 학계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자기식안정기의 에너지효율을 세계 최초로 전자식과 동등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형광등용 안정기는 전자식과 자기식 두종류. 그동안 전자식이 에너지효율이 높아 전자식의 사용이 권장돼왔다. 금산의 자기식안정기는 전자식과 효율이 같으면서 절반수준 가격에 수명은 3배인 12년이상이다. 또한 전자파발생이 전혀 없다.
이와관련, 금산은 60억원을 투입, 자동화설비를 구축해 월 45만대의 자기식안정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부품 및 제조기계의 국산화율도 95%이상으로 높였다.
금산은 이같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인정받아 KS취득은 물론 95년 8월 통상산업부로부터 유망선진기술기업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3월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96성장유망업체 종합지도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올 4월에는 형광등용 안정기 및 등기구에 대한 ISO 9002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금산의 국내 안정기시장 점유율은 약 20%. 자체브랜드로 일본의 아사이사및 산덴사, 선글로우사등에 수출했고, 미국에도 수출했다.
금산이 부도를 낸것은 지난 9월말. 부도 악성루머가 돈지 3일만이었다. 평소 결제액의 두배인 7억원의 당좌어음을 막지 못해 9월 30일 최종부도를 냈다.
부도직전까지 단 1원의 임금체불 및 연체가 없었다.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주문을 맞추기 위해 24시간 공장을 풀가동하던 시점이었다.
한사장의 바람은 하나. 고효율 자기식안정기 기술및 자동화설비, 금형을 그대로 고철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사장은 『제3자가 기업인수나 투자 등을 통해 다시 공장가동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며 『공장 및 자산을 처분해 채무를 변제할 수 있겠지만 5년간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가 너무 아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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